다치바나 다카시 저/이언숙 역 | 청어람미디어
다독과 다작으로 유명한 일본 작가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이다.
월간 마이크로소프트웨어 12월호 기사를 보다, 우연히 알게 된 저자의 일명 '고양이 빌딩'에 관심이 가서 빌려온 책이다. 기자 출신에 가까운(?) 저자의 배경이 왕성한 탐구, 다양한 인물과의 만남, 다독으로 자연스레 이어진 것 같다.
입력과 출력이라는 기본 매커니즘에 입각하여 정보 신진대사체로서의 인간의 비유가 재미있다.
마치 고전적으로는 인간을 생물학적 존재로서 산소를 마시고 탄소 가스를 배출하면서 살아가는 가스 교환체라거나, 음식물을 먹고 배설물을 배출하는 영양물 신진대사체라고 말할 수 있듯이, 정보 시대의 인간상을 가장 정확하게 묘사한 것은 인간을 끊임없이 정보를 입력하고 출력하는 정보 신진대사체로 보는 것이다.
인간을 정보 신진대사체로 보는 경우, 풍요로운 인간으로 존재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조건은 정보 시스템의 효율성을 늘리는 것이다. 정보의 입력량을 높여 체내(두되 속)에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저장하는 것(지금까지의 정보 인간에 대한 정의)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입력하고 출력하는 정보의 흐름(시스템의 효율성)을 확장시켜 그것을 계속 선별하고, 필요한 정보를 하나하나 찾아내어 이용함으로써 자신을 정보체로서 높여 정보 신진대사량, 정보 이용량이 많은 고도의 정보 인간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근래 나의 독서 습관도 논픽션으로 편중되어 있다. 대략 15년 전 몇 달간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무라카미 하루키'의 거의 모든 소설을 탐독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의 글과 표현, 전개가 너무나 매혹적이었고 무한한 상상력으로 픽션의 세계를 마음껏 머릿속에 그리면서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근래 몇 년간은 논픽션 장르의 편식이다. 논픽션이 가져다 생동감에 더 많은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변(?)에 공감이 간다.
이제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자면, 나는 책이란 만인의 대학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대학에 들어가건 사람이 대학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양적으로든 질적으로든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대학에서도,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무엇인가를 배우려고 한다면 인간은 결국 책을 읽지 않을 수 없다. 대학을 나왔건 나오지 않았건, 일생 동안 책이라는 대학을 계속 다니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책이라는 대학에 지속적으로 그 누구보다 열심히 다니고 있다. 때로는 책이라는 대학의 한가운데를 하염없이 거닐거나, 노는 기분으로 긴장을 늦추는 행동을 다양하게 취해 보면서 공부를 계속해 왔다.
애덤 잭슨 저/장연 역 | 씽크뱅크
관심을 끌었던 책의 제목만으로 이 책의 내용을 잘못 예상했었다.
'책의 힘'이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은 책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와 독서의 즐거움등에 관한 에세이집 정도로 예상했었다. 즉 책 자체에 대한 찬양이 될줄 알았는데, 내용은 자기계발에 관한 것이었다.
다만 재미있는 것은, 보통의 자기계발서는 먼저 화두를 던지고 그에 맞는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하고 동기부여가 되는 일종의 이론같은 것으로 맺음말을 하게 되는데 이 책은 사건 기반으로 출발한다. 물론 사건도 사례를 푸는 하나의 방법이지만 좀 독특하다.
모든 인간이 바라는 돈, 건강, 사랑, 행복를 얻기 위한 대한 각 10가지씩의 비법(?)을 알려 준다.
힘들어하는 모든 주인공에게 찾아오는 중국노인. 이 노인은 가상의 인물로 진정한 진리를 깨우친 현자라 할 수 있으며 결국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그 무엇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굳이 동양인 노인이었다는 것은 서양인들의 시각에 존재하는 동양적 신비감의 산물이라 본다.
주인공과 중국 노인의 우연한 만남, 노인이 알려준 10명의 사람과 차례차례 만남을 가지면서 깨우치는 진리들. 일반적인 책과 다른 이러한 사건에 기반한 이야기 구성이 나름 흥미로웠다 하겠다.
----------------------------------------------------------------------------------
"사람들은 편안한 환경 속에서는 더 이상 풍요를 추가하지 않네. 자극이나 핍박을 받고서야 자신의 삶을 바꾸기 시작하지. 소수의 사람들은 자극을 찾아서 스스로 변화하지만, 대다수는 변화를 강요받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변화한다네. 자표자기했을 때, 비로소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는데, 이 질문의 성격이 미래의 운명을 결정하는 걸세."
"당신은 신념을 선택할 능력을 갖고 있어요."
"어느 순각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언제 어드로든 갈 수 있죠. 하지만 출발 전에 목적지를 정해 놓았다면 어디로 갈 가능성이 가장 높을까요?"
"우리는 때로 실패와 좌절을 두려워하고, 때로는 자신에 대한 믿음을 잃기도 하죠. 하지만 정말로 잊어버린 것은 실패와 좌절이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이죠. 실패와 좌절을 많이 겪을수록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할 수 있어요."
웃는 것은 바보처럼 보일 위험이 있다.
우는 것은 감상적으로 보일 위험이 있다.
남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으면 얽힐 위험이 있다.
감정을 드러내는 일은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드러낼 위험이 있다.
대중 앞에서 이상과 꿈을 드러내는 것은 그 이상과 꿈을 상실할 위험이 있다.
사랑하는 일은 짝사랑이 될 위험이 있다.
살아가는 일에는 죽음의 위험이 있다.
기대할 때는 실망의 위험이 있다.
하지만 그래도 위험은 필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인생에서 가장 큰 위험은 한 번도 모험을 하지 않는 것이니까. 모험을 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며 아무것도 얻지 못하며 그리하여 아무것도 아닌 존재이다.
이런 사람들은 고통과 슬픔을 회피할 수는 있지만, 배우고 느끼고 변화하고 성장하고 사랑하고 살아가는 일은 불가능하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태도에 갇힌 노예라서 자유를 상실한 존재이다.
오직 모험을 무릅쓰는 사람만이 자유롭다
- 작자 미상
"매일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나쁜 습관으로 몸을 망쳐 놓기 때문에 점점 더 불편함을 만들고 있지. 마치 망치로 엄지손가락을 계속 치는 것처럼 말일세. 몸의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서느 우선 망치로 치는 짓을 멈춰야 하네."
"매일매일 모든 면에서 나는 더 나아지고 있다." - 에밀 쿠에
"자 이렇게 숨을 쉬어 보세요. 한 박자에 들이쉬고 네 박자에 멈춘 뒤에 다시 두 박자 내쉽니다. 즉 4초를 들이마셨다면, 반드시 16초 동안 숨을 참아야 하고 8초 동안 내쉬어야 하죠. 이런 비율로 10번 깊은 호흡을 해보세요. 한 박자 들이쉬고 네 박자 멈춘 뒤에 다시 두 박자 내쉬세요. 억지로 하지 말고 들숨을 3~4초 정도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시간을 늘이세요. 복부로 호흡하고 가슴은 진공청소기처럼 모든 독소를 몸으로부터 빨아들인다고 상상하세요."
"지고의 힘을 믿는 어떤 종교 단체에도 가입할 필요는 없네. 우주의 창조자는 이 세상 만물의 창조자이지, 어떤 특정 단체를 창조한 것 아니니까."
"내가 옛날 이야기 하나를 들려 주지. 어느 날 밤, 한 남자에게 천사가 찾아와 앞으로 그의 인생에 엄청난 일이 닥칠 거라고 말했네. 즉 엄청난 부귀영화를 누릴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아내를 맞게 될 기회가 온다고 말이야.
평생토록 남자는 약속된 기적을 기다렸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네. 결국 그는 평상 가난하게 살다가 쓸쓸히 죽고 말았지. 천국의 문에 도달했을 때 그는 이전에 자기를 찾아왔던 천사를 발견하고는 강하게 따졌지.
'당신은 나에게 부귀영화와 아름다운 아내를 약속했소. 나는 그 말을 믿고 평생토록 기다렸지만 나에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소.'
그러자 천사가 말했지
'난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네. 그대에게 부귀영화를 누리고 아름다운 아내를 맞을 수 있는 몇 가지 '기회'를 약속했을 뿐이야. 하지만 그대는 그 기회들을 그냥 지나치고 말았네.'
그 남자는 몹시 혼라스러워 하며 '난 무슨 뜻인지 전혀 모르겠소.'라고 말했다네.
그러자 천사가 '예전에 그대는 벤처 사업을 하려고 했지만 실패를 두려워해 실행에 옮기지 못했지. 기억하는가?'하고 물었어.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지.
'그대가 실행에 롬기지 않았기 때문에 그 사업 아이디어는 몇 년 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고 말았지. 그가 세계 최고의 부자 중 한 사람이 되었다는 건 그대도 기억할 걸. 그대가 기억할 일이 또 하나 있지.'
천사가 계속 말했네.
'그대가 살고 있는 도시에 대지진이 일어났을 대 대형 건물이 파괴되면서 수천 명의 사람들이 건물 더미에 깔린 것을 기억하는가? 그대는 생존자들을 찾아내 구해 줄 기회가 있었지만 가지 않았네. 약탈자들이 그대 집에 침입해서 모든 재산을 훔쳐갈까 두려웠던 거야. 그래서 도와 달라는 애원을 무시하고 그냥 집에 머물렀네.'
남자는 부끄러운 기색을 띄며 고개를 끄덕였지.
'그건 수백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였어. 그렇게 했다면 아마 도시의 모든 생존자들이 틀림없이 그대를 칭송했을 거야.
그리고 그대는 한 여인을 기억할 거야. 붉은 머리카락의 아름다운 여인에게 그대는 강렬하게 끌렸었지. 그토록 아름다운 여인은 전에도 본 적이 없고 그 후에도 본적이 없었을 거야. 하지만 그대는 그녀가 나 같은 사람과는 결코 결혼하지 않을 거라고 지레짐작하고 그냥 지나치고 말았어. 거절당할까봐 두려웠던 거지. 그렇지 않은가?'
다시 고개를 끄덕이는 남자의 두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였다네.
'그렇다네, 벗이여. 그대가 그녀에게 다가갔다면 그녀는 지금 그대의 아내가 되었을 것이고, 그대는 그녀와 귀여운 아이들을 많이 낳는 축복을 함게 누렸을 것이네. 그녀와 함께 지내면서 그대는 몇 배의 행복을 누렸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우리 모두가 동일한 조물주에게서 나왔고, 그 조물주의 이미지에 따라 만들어졌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어. 인생을 살면서 범할 수 있는 가장 큰 과오 중 하나는 한 개인의 힘을 과소평가하는 것이지. 어떤 개인이든 세상을 변화시킬 힘을 갖고 있으며, 따라서 그만의 작은 방식으로 각자는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네. 개인의 진실한 가치를 존중할 때 비로소 사람들을 다르게 대하기 시작하지.
"찡그리는 것보다는 미소를 짓는 것이 훨씬 힘이 덜 들지요. 비난하는 것보다는 다정하고 용기를 북돋는 말을 하는 것이 훨씬 시간을 절약하고요. 우리가 쉽게 불친절이나 무관심을 택할 수 있듯이, 사랑도 쉽게 선택할 수 있어요.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먼저 베풀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데 있어요. 우린 받았을 때만 주려고 하고, 사랑을 할 때도 조건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요.
즉 '날 사랑하면 당신을 사랑하겠어'라고 말하지요. 우린 다른 사람이 먼저 첫걸음을 떼어 주길 기다리고 있는데, 이거야말로 많은 사람들이 좀처럼 사랑을 경험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이죠. 누군가가 자기를 먼저 사랑해 주길 기다리는 거지요. 하지만 그건 연주자가 '사람들이 춤추기 시작할 때만 연주하겠어'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게 없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없이 자포자기하면서 살고 있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방향을 잃고 상황의 노예가 되어 폭풍우와 바람이 부는 대로 휩쓸려 가는데, 그 이유는 자기에게 키와 돛이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하고 그걸 이용할 줄 모르기 때문일세. 그들은 배를 조종하는 법은 잊어버린채 날씨 탓만 하지."
"몸을 움직이면 우리의 정소가 변합니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육이 점차 수축되어 몸이 허약해지고 뼈의 칼셤도 부족하게 되어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보다 빨리 죽을 확률이 2배나 되죠. 그리고 규칙적으로 운동하지 않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은 우울과 근심, 정신적 피로를 겪을 뿐만 아니라 내성적이고 과민해지는 경향이 있다는 걸 사람들은 잘 모르고 있어요."
"시간은 가장 소중한 재산인데도 우리는 시간을 낭비하는 경향이 있어요. 과거를 생각하거나 미래를 근심하면서 현재의 시간을 박탈하며 살고 있죠. 하지만 현재 살고 있는 이 시간, 여기는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이며 우리가 가질 수 있는 모든 것이죠."
"순간 속에서 살 때만 원하는 미래를 창조할 수 있어요. 우리에게 하나하나의 순간은 우리의 운명을 만들어 가는 선택의 기회를 제공해 주죠."
머시스 부인은 서랍에서 거울 몇 개를 꺼내 내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하나하나 들어 주었다. 거울은 모두 울퉁불퉁하고 매끄럽지 않아서 내 얼굴이 일그러져 보였다. 어떤 거울에서는 머리가 길어 보이고 어떤 거울에서는 귀가 날개처럼 보였으며, 또 어떤 거울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뚱뚱한 사람으로 보였다. 나는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을 보고 한바탕 웃기 시작했다.
"어느 것이 실제 당신처럼 보이나요"
"저를 제대로 비춘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 데요/"
"왜 그렇게 생각했어요?"
"거울들이 제멋대로이니까요. 이런 거울은 제대로 비출 수가 없죠."
"그래요. 하지만 당신이 여태껏 한 번도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가요? 이 제멋대로인 거울을 보다가 두려움을 느낄지도 모르죠. 다행히 자신의 겉모습은 익히 알고 있지요. 정상적인 거울 앞에서 자신을 비춰 보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겉모습이 아닌 진실하고 왜곡되지 않는 자신의 이미지가 어떤 모습인지 본 적이 있습니까? 신체의 모습은 거울에 비춰 볼 수 있지만, 심리적인 모습은 비출 수 있는 거울은 없어요. 대신 자기 내면의 모습을 발견하기 위해 우리는 다른 사람의 반응에 의존하게 되죠. 사람들이 당신을 이기적이라고 하면, 당신은 자기 자신을 이기적이라고 믿을지도 몰라요.
마찬가지로 누군가가 당신을 바보라고 하면 이 역시 또 믿을지도 모르죠. 타인들이 자신의 거울이 될 수는 있지만 그들은 단지 왜곡된 거울일 뿐이죠. 그들은 그들 나름의 편견을 갖고 당신의 이미지를 왜곡하고 있는 거예요. 인생에서 범할 수 있는 가장 큰 과오는 다른 사람에게 의존해 자기를 발견하려는 태도이죠.
"수우족 인디언에게 전해져 내려오는 훌륭한 기도문이 있네. '아! 위대한 영혼이여! 상대의 신발을 신고 2주일 동안 걷지 않는 이상, 내가 상대를 판단하거나 비난하지 않도록 하소서.'"
'BookLo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은 무엇으로 성장하는가 (0) | 2013.12.29 |
---|---|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 (0) | 2013.12.26 |
최고의 공부 (0) | 2013.12.04 |
쇼펜하우어 인생론 (5) | 2013.10.23 |
함양과 체찰 (0) | 2013.10.09 |
켄 베인 저/이영아 역 | 와이즈베리 | 원서 : What the Best College Students Do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즉, 진정한 공부란 무엇인지 말하며 각종 사례를 소개한다.
시험 점수만 올리기 위한 공부를 경계하며 순수한 배움의 추구, 세상을 이해하고 세상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런 공부를 심층적인 공부라 하며 결국 이런 공부를 추구하는 사람이 궁극의 성공과 행복을 거머쥔다는 논리이다.
책을 읽으며 호기심, 목표, 탐구, 통섭적 지식과 같은 키워드가 떠오른다.
"어떤 사람들은 성장이란 기억력을 높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도 어떤 사람은 기계 장치의 작동 원리를 배우는 거라고 생각하죠. 모터를 조립하고, 파이프를 붙이고, 공식을 써서 문제를 푸는 것처럼 말이죠. 이런 유형의 성장은 새로운 방식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옛 방식을 완벽하게 숙련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또 어떤 이들에게는 성장이 남들이 내 수준보다 얼마나 떨어지는지를 가늠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사람들은 어떤 패거리에 들어가서 남에게 명령을 내리거나 칭찬해 주고, 중요한 위원회에 가입하고, 사이비 예술가나 배우, 예언자, 설교자, 정치가가 됩니다. 유명인들의 이름을 들먹이고 신분으로 시스로를 무장하죠."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 대해, 그리고 자신의 창작 방식에 대해 고찰하는 것이다.
"어떤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유형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언제, 하루의 어느 때 생각이 가장 잘 떠오르는지, 그리고 자기에게 동기 부여를 해주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십시오."
영국의 코미디언 스티븐 프라이는 우리가 '정신적으로 게으르지' 않으면, 즉 즐길 수 있는 능력이 자기에게 있음을 깨닫고 자신의 생각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면, 학교가 '셰익스피어를 망쳐 놓는' 일은 없을 거라고 말했다. 학교가 셰익스피어를 망쳐 놨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리 수업에서 공부했기 때문에 "그랜드 캐니언을 즐길 수 없었다."라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는 학생들이 좋은 학교 성적으로 강한 자존감을 키운다면 더 많이 배울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실제로 성적만을 자존감의 기준으로 삼는 사람은 공부할 때 배움 자체보다는 성과에 집중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
성과를 중시하는 전략적 학습자들은 높은 성적으로 인정받는 데 집중하는 반면, 심도 있는 학습자는 이해력을 높이고 함축적 의미와 적용법을 찾아내기 노력한다.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사람들은 후자에 속한다. 그저 자존감 때문에 성적을 올리고 싶어 혈안이 된 학생이라면 배운 내용을 이해하고 창의적으로 이용하는 데 큰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전략적 학습자들은 다른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까지 오로지 성적에 목을 맨다.(중략)
성적만으로 스스로를 평가한다면, 시험이나 과제, 실험 등 성적에 영향을 끼치는 모든 것이 어마어마한 불안감과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런 학업의 결과에 내 자부심이 달려 있으니 말이다. 그런 압박감 속에서 누군들 초조하지 않겠는가. 성적은 성적표에 찍힌 단순한 글자가 아닌, '너 자신을 이렇게 생각하라'라고 알리는 통고문이 된다. 노력할수록 초조함은 더욱 커지고, 단 한 번의 실패로 쓸모없는 인간이라 낙인찍힐가 봐 두렵다.
최근 몇몇 연구자들은 어떤 일을 끝내면 자신에게 더 좋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일을 미루는 사람들의 성향을 탐구했다. 일반적인 사람들, 특히 대학생들은 심하게 꾸물거리며 늑장을 부린다. 사람들이 어떤 일을 미루는 이유와 그 해결법을 연구하는 지연 행동 연구 그룹의 책임자 티모시 파이킬은 "지연 행동이 일어나는 이유는 자신의 목표를 진정으로 반영해 주는 프로젝트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우리의 연구 대상들은 그들의 목표를 완벽히 반영하는 프로젝트와 강인한 내적 동기를 가지고 있어 꾸물거리지 않았다.
"'이시도르, 오늘 선생님한테 좋은 질문을 했니?' 어머니는 이렇게 묻곤 하셨어요. 바로 이 차이가 나를 과학자로 만든 겁니다.!"
쇼펜하우어 저/박현석 역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 봄직한 철학자. 쇼펜하우어. 그의 역작을 접한건 이 책이 처음이지만 감명의 깊이는 자연스레 책을 두 번 읽도록 만들었으며 중간중간의 사색을 동반한, 오랜만에 제대로된 독서를 한 좋은 경험이었다. 이제 그의 책을 모두 섭렵하고 싶다는 욕구마저 생겼다.
이 책은 쇼펜하우어가 60세가 넘어 저술한 '수필과 이삭줍기'에 실려 있는 '처세술 잠언' 부분으로 다음과 같이 총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인간을 이루는 세 가지 근본 규정 / 2장, 인간의 모습에 대하여
3장, 인간의 소유물에 대하여 / 4장, 사람이 주는 인상에 대하여
5장, 훈화와 금언 / 6장, 연령의 차이에 대하여
책을 시작하며, 쇼펜하우어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인생의 기초를 이루는 인간의 근본 요소로 규정한다.
인간의 모습 / 인간의 소유물 / 사람들에게 주는 인상(즉, 타인의 평판)
여기서 제일 중요한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은 첫 번째로 언급한 인간의 모습이다.
인간의 모습이란 인품, 인격, 인물. 여기에는 건강, 힘, 아름다움, 기질, 도덕성, 지성 등 넓은 의미의 인간 그 스스로가 가진 모습의 총칭이다. 이런 인간의 모습이야 말로, 단지 인간이 설정해놓았을 뿐인 규정인 다른 두 가지에 비해 지극히 자연적인 것이며 근본적인 것으로 인생과 행복의 가장 큰 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책에서 언급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다음의 말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인용되고 있다.
"틀림없이 자연(인간의 자연성도 포함)은 의지할 만하지만 자산은 의지할 만한 것이 못 된다."
쇼펜하우어는 인간 스스로가 가진 여러가지 주관적인 재산 중, 명랑함을 제1의 행복의 원천이라 말한다.
그리고 명랑함을 증진하고 유지시키는 데 건강만큼 유익한 것도 없다고 말한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먼저 높은 수준의 완전한 건강을 얻고 거기서부터 명랑함이 꽃처럼 피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상식에서 벗어난 마구잡이 행동이나, 격렬하고 불쾌한 감정의 발동, 극단적이고 지속적인 정신의 긴장 등은 일체 피하고, 매일 두 시간식 실외에서 활발한 운동을 하고 냉수욕을 자주 하는 등 건강 관라에 힘써야 한다. 나날이 적당한 운동을 하지 않으면 건강을 유지할 수 없다. (중략) 우리의 행복이 명랑한 기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는지, 그리고 명랑한 기분이 건강 상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는지는 외부적 사정이 좋거나 몸이 건강하고 원기왕성한 날과 병으로 마츰이 초조하고 차분하지 못한 날의 인상을 비교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사물의 객관적,현실적 모습이 우리의 행,불행을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물을 받아들이는 모습, 우리의 마음에 비친 사룸의 모습이 우리를 행복하게도 하고 불행하게도 만드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의미를 드러내는 것이 그리스 철학자 에픽테토스의 "익난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사물이 아니라 사물에 대한 의견이다."라는 말이다. 전반적으로 봐서 행복의 90퍼센트까지는 건강에 기반을 두고 있다. 건강하기만 하다면 모든 것이 향락의 원천이 된다. 이에 반해 건강하지 못하면 그 어떤 외부적 재산도 즐길 수 없게 된다. 그 외의 주관적인 재산, 즉 정신과 정도, 기질 등에 갖춰져 있는 특성조차도 육체적 나약함 때문에 저조해져서 눈에 띄게 위축되어버린다. ... 따라서 어리석은 행동 중 으뜸은 무엇을 위해서든 자신의 건강을 희생하는 것이다. 눈앞의 이득, 출세, 학문, 명예, 나아가 음탕하고 찰나적인 향락 중 그 어느 것을 위해서든 건강을 희생하는 일이다. 건강보다는 오히려 다른 모든 것들을 가볍게 봐야 한다.
이에 반해 인간의 행복을 위협하는 2대 적수로 고통과 무료함을 들고 있다.
고통 <-----------------------------> 무료함
이 두가지는 상호 배타적으로 어느 한쪽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은 곧 어느 한쪽으로 다가가고 있는 것으로 보며,
이 두 적수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것이 현실적인 인간들의 생활이라고 말한다.
"외면적으로는 가난과 결핍이 고통을 만들고, 반대로 안전과 여유가 무료함을 만든다. 따라서 하층계급 사람들은 고통과 끊임없이 싸우며 부귀한 계층의 사람들은 무료함을 적으로 끊임없는, 때로는 절망적이기까지 한 싸움을 전개하고 있다. 문명의 최저 단계인 유랑 생활이 문명의 최고 혜택으로 보이는 세계일주를 통해 재현되고 있다. 유랑 생활은 가난 때문에, 세계일주는 무료함 때문에 생겨났다."
또한 무료함으로 인한 내적 공허감을 채우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욕구 충족 방법이 있는데 쇼펜하우어는 우수한 내면/정신의 부를 쌓는 것에 궁극의 가치를 두고 있다. 또한 정신의 부를 추구하는 뛰어난 사람들은 오히려 고독을 즐기며 비사교적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일부 사람들이 선택하는 오락의 저급함, 그들의 품위 없는 사교와 대화, 그리고 예의 호기심 가득찬 구경꾼들이 가장 큰 증거이다. 주로 이 내명의 공허에서 발생하는 것이 온잦 종류의 사교와 오락, 여흥, 사치를 추구하는 마음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낭비를 하며, 곧 빈곤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빈곤을 가장 안전하게 방지하는 길은 내면의 부, 정신의 부를 쌓는 것이다. 왜냐하면 정신의 부는, 그것이 우수함의 영역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무료함이 만연할 여지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퍼올려도 마를 줄 모르는 사상의 활발한 움직임, 내면세계, 외면세계의 각기 다른 여러 현상에 접하며 끊임없이 새로이 솟아오르는 사상의 유동, 시시각각으로 다른 사상의 결합을 만들어내는 능력과 이것을 말들어내지 않고서는 견디지 못하는 충동들 때문에, 긴장이 이완된 몇 차례의 찰나와도 같은 순간을 제외하면 뛰어난 두뇌를 가진 사람은 전혀 무료함을 느낄 새가 없다.
(중략)
재능과 지혜가 풍부한 사람은 무엇보다도 먼저 고통이 없도록, 상처받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며 시간의 여유와 안정을 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조용하고 은근한, 그리고 유혹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생활방식을 추구하며 이른바 세상 사람들과 어느 정도 가까워지게된 뒤부터는 오히려 은둔과 한거를 즐기고 특히 정신이 뛰어난 사람이라면 차라리 고독을 선택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이 근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것이 크면 클수록 필요로 하는 외부의 것은 그만큼 적어지게 되며 자신 이외의 인간에는 그만큼 무게를 두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신이 뛰어나면 그만큼 비사교적이이다. 그렇다. 사교의 질이 사교의 양으로 메워질 수 있는 것이라면 화려한 사교계로 나가서 사는 것도 보람이 있는 일이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어리석은 자 백 명이 현자 한 명에 미치지 못한다.
(중략)
따라서 전체적으로 보자면 정신적으로 빈약하고 무슨 일에 있어서나 열등한 사람일수록 그만큼 사교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는 고독과 공동 생활, 이 두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 외에는 달리 삶의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쇼펜하우어는 사교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책 전반에 걸쳐 강조는데, 사람들끼리 어울리다보면 어쩔수 없이 적당한 가면으로 자신을 가리게 되며, 그럼에도 상처와 충돌을 피할 수 없으며 또한 높은 정신적 활동을 추구하기 위한 사색과 여유를 빼앗기기 때문에 뛰어난 사람은 자연스럽게 저급한 사교 활동에 환멸을 느끼고 고독을 즐기게 된다고 한다. 어찌보면 후세의 그에 대한 평가처럼 염세주의적 시각이라 할 수도 있겠으나, 이 말에는 적잖은 공감이 동반될 수 밖에 없으며, 쇼펜하우어가 아닌 동/서양의 뛰어난 많은 위인들도 (표현은 조금씩 다르지만) 궁극적으로 강조하는 바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자유로운 여가에 자아을 살피고 사색과 성찰을 통한 높은 사상의 결합을 만들어내기를 권한다.
저급한 두뇌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무료함을 견디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지능이 생각을 움직이는 동기의 매개체 역할 이상으로는 작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특별히 취할 만한 아무런 동기도 가지고 있지 못한 경우 의지는 휴식을 취하며 지능은 완전 휴업 상태에 들어간다. 지능이 휴업 상태에 있다는 것은 지능이라는 것이 의사와 마찬가지로 독자적으로는 활동을 개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결과 몸과 마음은 무시무시할 정도로 정체되어 버린다. 바로 무료함이 찾아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무료함에 대처하기 위해 매우 일시적이며 임의로 취한 하찮은 동기를 의지에게 강요하여 의지를 자극하고 이를 통해서 지능이 이 동기를 취하도록 하여 지능이 활동을 개시하도록 한다. ... 이러한 동기가 되는 것은 이러한 목적을 위해서 만들어진 카드놀이 등이다. 이런 놀이를 하지 못하게 되면 저급한 뒤노를 가진 인간은 닥치는 대로 무엇이든 취하여 미친 듯이 떠들며 그 시간을 모면하는 것이다. 담배 등도 그러한 인간에게는 사상을 대신할 수 있는 절호의 물건이다. 이렇게 해서 그 어느 나라에서나 사교계의 주요한 일은 카드놀이가 되어버렸다.
(중략)
그들은 서로 교환할 만한 사상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카드를 교환하면서 상대의 돈을 뜯어내려고 하는 것이다. 아, 이 얼마나 비참한 무리들인가?
(중략)
이렇게 열 명 중 아홉 명은 자유로운 여가 때문에 어떻게 손을 써볼 수도 없는 인간,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고 지독한 무료함 때문에 고민하는 무리로 변해버리는데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자유로운 여가가 있어야만 인간은 자신의 자아를 움켜쥘 수 있게 되는 것이니 자유로운 여가는 각 인간 생활의 개화, 아니 결실이며 따라서 그러한 때에 진실된 무엇인가를 구비한다면 행복한 사람이라는 칭송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논지의 흐름이 계속 반복되는 가운데, 사람마다 추구하는 행복의 수단을 세 가지 형태로 분류해 놓은 대목이다.
먼저 평범한 인간이 의존하는 행복의 형태는 다음과 같다.
"평범한 인간들은 특히 인생의 향락에 관해서는 자기 외부에 있는 사물에 의존한다. 재산이나 지위에 의존하며 가족,친구,사교계 등에 의존한다. 이러한 것들에 의해서 그가 느기는 인생의 행복이 지탱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것들을 잃거나, 이러한 것들에 환멸감을 느끼게 되면 인생의 행복은 무너져버리게 된다. 이러한 인간의 중심은 그의 외부에 있다는 말로 이 관계를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그 사람이 바라는 것은 끊임없이 동요하며 변덕스러운 것이다. 재력이 허용하는 한, 별장을 사거나 향연을 베풀거나 여행을 하는 등 굉장한 사치를 하려고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외부로부터의 만족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건강과 체력의 참된 원천이 자기 자신의 활력에 있음에도 쇠약한 인간이 야채즙이나 약제 등으로 건강과 체력을 회복하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다음으로 평범함 보다 조금 나은 인간이다.
"이야기를 또 다른 극단으로 몰고 가기 전에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은 인간과 비교해서 정신적인 능력이 그다지 우수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일반적인 수준보다는 조금 나은 인간들을 등장시켜보기로 하자. 이런 부류의 인간들은 가령 취미로 미술을 공부하거나, 식물학, 광물학, 물리학, 천문학, 역사학 등과 같은 실천적인 학문을 연구하여 자기 향략의 많은 부분을 이곳에서 발견하고 앞서 기술한 외부적인 원천이 말라버리거나, 그러한 원천으로는 만족할 수 없게게 되면 미술이나 학문 등에서 편안함을 얻으며 원기를 회복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그의 중심은 부분적으로 그 자신의 내부에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실천적인 학문은 상호간의 실용적인 관계에서 한 걸음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일개 인간으로서 그러한 것들 속에 완전히 잠기지 못하며, 자신의 마음이 완전히 그것에 몰두할 수도 없고 따라서 그것 이외의 일에는 전혀 흥미를 갖지 못할 정도로 생활이 그 일과 융햡될 리도 없다"
마지막으로 쇼펜하우어가 바라마지 않는 천재적인 인간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진정 이러한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은 통상 천재라고 불리는, 정신적으로 탁월함의 극치에 있는 사람들뿐이다. 정신적인 탁월함의 극치에 있어야만 비로소 사룸의 존재와 본질을 전반적이고 무조건적으로 자신의 테마로 취하고 그런 후에 그것에 대하여 철저한 해석을 자신의 개성적인 경향에 따라서 예술이나 문학이나 철학을 통해서 발표할 수 있을 정도로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천재적인 인간들은 그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고 자기를 들여다보고 자기의 사상과 작품을 일로 삼는 것이 간절한 욕구가 되어 고독을 환영하고, 자유로운 여가를 더할 나위 없는 재산으로 여기며 그 이외의 모든 것들은 필요 없는 것, 있으면 오히려 귀찮은 일이 많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러한 인간이야말로 중심이 완전히 자기 자신 내부에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점에서 생각해본다면, 극히 보기 드문 이런 부류의 인간은 비록 매우 선량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 할지라도 친구, 가족, 사회에 대해서 다른 많은 사람들이 품고 있는 것과 같은 한없이 절실한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사실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오직 자기 자신을 붙들고 있기만 하면 그 어떤 일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위로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이런 부류의 사람들에게는 남들보다 한층 더 고독한 요소가 잠재되어 있다. 그들은 결국 타인에게서는 결코 완전한 만족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타인을 자신과 완전히 동등하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누구를 보더라도 언제나 자신과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 느껴지기 때문에 사람들이 있는 곳에 나가서도 자신만은 이질적인 존재로서 행동하며 타인을 머릿속에 떠올리 때도 일인칭 복수인 '우리'가 아니라 삼인칭 복수인 '그들'로서 머릿속에 떠올리는 습관이 자신도 모르게 배어 있기 때문에 그만큼 고립적인 요소가 강하게 작용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2장, 인간의 모습에 대하여' 장의 마지막 부분에 속물이라고 부르는 부류에 대한 그들의 향락을 기술한다.
(여기서 '속물'이라는 표현은 쇼펜하우어가 언급한 독일어 '필리스텔(지성의 능력이 완전히, 혹은 정상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정신적인 욕망을 갖지 않은 인간)'을 한국어로 의역한 것이다.)
따라서 타인에 대한 요구 중에도 정신적인 능력에 중점을 둔 요구가 포함되는 일은 더더욱 없다. 아니, 오히려 정신적인 능력을 보이게 되면 혐오감, 심지어는 증오감마저도 느기게 될 정도이다. 왜냐하면 그럴 경우에는 단지 참을 수 없는 열등감을 느끼게 될 뿐만 아니라 마음속으로 은연중에 잠재의식적인 질투심을 느끼게 되는데 가능한 한 그것을 억눌러 오직 숨기려고만 들기 때문에 오히려 그러한 질투심이 더욱 커져서 때로는 무언의 원망이 되는 경우조차 있기 때문이다. (중략)
부와 권세야말로 유일하고 참된 미덕이라고 보고 자신도 그 점에 있어서 걸출하게 보이기를 바라기 때문에 인물 평가나 존경심도 오직 부나 권세에 의해서만 평가하려고 한다.
이어지는 '3장, 인간의 소유물에 대하여'는 다른 장에 비해 내용이 가장 짧다. 먼저 등장하는 관심있는 글은, 원래 궁핍한 사람은 부를 이루더라도 가난에 대한 내성이 있어 쉽게 계획없이 낭비하게 되고 원래 부유했던 사람은 계획적인 경제활동을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다.
언뜻 이해되지 않는, 이 책을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 했던 몇 안되는 부분이다. 대체로 내 주위 사람들을 보면 경제적으로 넉넉치 못한 사람이 저축도 더 많이 하고 계획적인 소비를 하는 반면 부유한 집에서 태어난 사람은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하다고 느껴왔는데, 이것은 정 반대의 논리라 당황스러웠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 글에서 말하는 '획득한 부'는 작은 돈을 차곡차곡 쌓은 부가 아니라 갑자기 굴러들어온 비교적 큰 규모의 부로 해석하면 쉽게 이해가 되었다. 실제로 큰 돈을 만져 보지 못한 사람이 복권이든, 주식이든, 돈 많은 양반이랑 결혼해서 얻든, 일확천금을 얻게 되면 쉽게 탕진해 버리는 숱한 예를 보면 글이 주고자 하는 바를 납득할 수 있다.
'4장, 사람이 주는 인상에 대하여'에서는 인간 본성이 가진 특수한 나약함으로 인해 행복에 있어 하찮은 것에 지나지 않는 타인의 평가가 오히려 과대한 영향을 주는 것을 지적하며 고양이에 빗대어 평가받는사람의 보편적 반응을 기술하고 있다.
그리고 인간은 시종일관 타인의 의견, 타인의 마음의 노예가 되어 있는 것이다.
행복의 본질적 기초는 인간 자체의 자연성에 있음에도 '세상의 소문'에 노예가 되는 일반적인 형태를 꼬집는다.
일반적으로 봐서 우리 인간의 본질의 기초, 즉 행복의 기초를 이루는 것은 틀림없이 우리의 동물적인 자연성이다. 따라서 우리의 복지에 있어서는 건강이 가장 중요하며, 건강 다음으로는 생존을 유지하는 수단이 중요하다. 즉 정신적으로 피로하지 않은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명예나 영광, 지위, 명성 등은 그것을 제아무리 중히 여기는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본질적이고 중요한 재산과는 비교할 수도 없으며, 또한 이를 보완해주지도 못한다. 오히려 본질적인 재산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아무런 미련도 없이 그런 것들을 희생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인간 각자는 결국 현실적으로는 이른바 자신의 피부를 감싸여 실아가고 있는 것이지 타인의 생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 즉 건강이나 기질, 능력, 수입, 가족, 지인, 주거 등에 의해서 규정되는 우리의 현실적/개인적인 상태가, 어떻게 해야 자신이 타인의 마음에 들까 하는 문제보다도 우리의 행복에 몇 배나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매우 간단한 깨달음을 빨리 얻는 편이 몸의 행복을 위한 자산이 될 것이다. 이것과 정반대가 되는 미망은 사람을 불행에 빠지게 한다. "생명보다도 귀중한 것은 명예다." 라는 말을 곧잘 들을 수 있는데 이 말이 의미하는 것은 결국 '생활이나 무사식재 등과 같은 것은 가치 없는 것이다. 우리에 대한 타인의 생각이 더욱 커다란 문제이다.'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은 세상에 나아가 생활을 유지하고 몸을 지키기 위해서는 명예, 즉 우리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생각이 꼭 필요한 경우가 많다는 평범한 진리에 바탕을 둔 과장된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중략)
이에 반해서 인간이 평생 쉴 틈도 없이 노력해서 수많은 위험과 고난을 무릅쓰고 추구하는 것은 대부분 타인에게 좋은 생각을 심어주려고 하는 것에 궁극적인 목적이 있는 것으로 관직이나 칭호, 공훈 등은 물론 부, 학문(네가 알고 있는 것은 네가 그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도 또한 알고 있지 않으면 가치가 없다), 예술조차 가만히 따져보면 대부분은 이러한 목적을 위해서 추구되며, 타인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더 존경받으려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라는 실상을 알게 되면 유감스럽게도 인간의 어리석음은 더욱 자명해질 뿐이다. (중략)
이러한 영향을 따라가다보면, 이른바 '세상의 소문'에 노예가 되어 괴로워하는 경우도 있다.
타인의 평가에 기대는 습성인 명예욕에 대한 일침과,
"왜냐하면 명예욕이란 워낙 태어나면서 갖게 되는 자연스러운 불합리성이기 때문이다. '명예욕은 현자조차도 포기하기 가장 힘든 것이다.'라고 타키투스는 말했다. 인간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어리석음을 탈피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유일한 수단은 이 어리석음을 확실하게 어리석음이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명예욕에 가치를 두지 않는 삶을 권고한다. 이 글을 보니 가끔 케이블 TV에서 보는 '자연인'이라는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여기서 언급한 '은둔하는 생활'의 극단적인 본보기(?)에 해당하지 않을까 한다. 그러나 쇼펜하우어 권고하는 삶의 실천이 힘들다고 토로하고 있다.
"타인의 의견이 대부분 우리에게 미치는 현실적인 영향이 얼마나 적은 것인지, 또한 일반적으로 타인의 의견은 대부분 매우 해로우며 타인이 자신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하나하나 귀담아듣거나 자신에 대해서 어떤 음색, 어떤 말투로 이야기하는가를 신경쓴다면 그것이야말로 화병에 걸리는 지름길이라는 사실, 그리고 명예라는 것도 결국 간접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을 뿐, 직접적인 가치를 가진 것은 아니라는 사실 등을 알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해서 인간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어리석음에서 심기일전하여 탈피할 수 있다면 마음의 안정과 명랑함이 놀랄 만큼 강해져서 한층 더 확고하고 자신 있는 태도를 취하게 되며, 행동 또한 대체로 더욱 담백하고 자연스럽게 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은둔하는 생활이 마음의 안정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대게 이런 생활을 하면 언제나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살아가면서 타인의 생각에 끊임없이 신경을 쓸 필요가 없어져서 자신에게로 되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완전히 관념적인 노력을 넘어 구제하기 어려운 어리석음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지질 끌려다니는 수많은 현실적인 불행에서도 벗어나게 되며 그만큼 남의 눈치를 보는 데 쓰던 힘을 자신만의 고유한 재산을 쌓는 데 기울일 여지도 생기며 그렇게 되었을 때에는 견실한 재산을 즐기는 일을 방해받게 되는 일도 적어지게 된다. 하지만 흔히 말하듯 고상한 일은 실행하기 힘들다."
쇼펜하우어는 몇 가지 기준의 명예를 나누어 설명하면서 성생활 상의 명예, 그 중 여성의 명예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이론을 전개한다. 현재 시점에서 보면 꽤나 불편한 논리일 수 있다. 아마도 쇼펜하우어가 살았던 시대와 현시대의 시간적 거리감이 이 논리의 불편함을 가중하는 것으로 보는 편이 좋을 것이다.
이어지는 장에서는 처세에 관한 견해와 충고를 담고 있다. 먼저 자신의 일생을 전체적인 관점에서 조망해 볼 필요성을 언급한다.
그리고 여러 현인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지금 이순간'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리고 위대한 고독을 침해하는 사교계를 다시 한번 언급하고 있다.
또 도덕적인 면이나 지적인 면에서 인간은 저마다 자연 그대로의 천성에 따라 커다란 차이가 있지만 사교계는 이러한 차이를 조금도 생각하지 않고 모든 사람을 동등한 지위에 세워놓는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차이 대신에 인위적으로 신분과 지위에 차별과 단계를 설정해두었다. 그것이 자연 그대로의 천성의 등급을 나타내는 표와 완전히 상반되는 경우를 아주 드물게 볼 수 있다. 이 배열을 보면 자연 그대로의 천성에서 하위에 놓여 있던 자가 좋은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 자연 그대로의 천성에 높은 위치에 놓여 있던 소수의 사람들이 경시되고 있다. 따라서 이 소수의 사람들은 언제나 사교계에서 물러나며, 어떤 사교계에서도 사람 수가 늘어나면 곧 저열함이 우세하게 되는 법이다.
이런 맥락에서, 베르나르댕 드 생 피에르의 "식사의 절제는 우리들에게 육체적 건강을 주며, 우호의 절제는 정신의 평온을 준다."라는 말을 인용하여 보충한다.
그리고 하루가 일생이라는 비유를 하며 청춘 시간대에 해당하는 아침의 유용함을 중요시 하라고 일러준다.
명랑하고 상쾌한 기분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아침이 중요하며 비단 시간뿐만 아니라 외부적인 다양한 요인들도 이런 기분에 영향을 주기에 이 기분을 망치지 않도록 할 것을 괴테의 말을 인용해 강조하고 있다.
"상쾌한 기분에 이르는 것은 매우 드문 일, 마음을 다해서 붙답으라. - 괴테"
개인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숙취로 인한 불쾌한 아침이 점점 싫어지던 차에 이 글을 보니 스스로가 민망스러울 따름이다.
이제 마지막으로 제시할 글은 호의에 대한 충고이다. 글을 보며 씁쓸한 기분을 지울수 없었다. 이 글을 보며 예전에 봤던 영화의 대사("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가 생각 났다. 모든 사람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대체로 그러하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진심어린 호의라면 그 호의에 감사하며 더 높은 호의로 보답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라는 원칙을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를 많이 봐왔기에 쇼펜하우어의 다음 글은 시대를 거슬려 진실에 가까운게 아닌가 한다. 나 스스로에게도 반성적으로 되물어 볼 일일 것이다.
이것으로 쇼펜하우어의 인생론에 대한 독서감상문을 마친다. 염세주의 철학자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쇼펜하우어의 면이 군데군데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깊은 철학적 고찰에 의해 파생된 높은 통찰력에 많은 공감을 하게 되었으며, 보편적인 도덕적 가치를 기준으로 인간이 추구해야 하는 것을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는 보편적 진리) 알려 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근원적인 면, 불편한 진실에 가까운 것들도 여실히 드러내어 인생과 행복을 위한 실제적 충고가 오히려 매우 감동적으로 와닿는 책이라 평하고 싶다.
여기서, 나름대로 본문의 몇 개의 구문을 발췌했지만, 이것은 그야 말로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이 책의 진가를 알려면 전체 글을 찬찬히 감상하는 것 밖에 없을 것이다.
신창호 저 | 미다스북스(리틀미다스)
천원 지폐에 나오는 친숙한 모습의 퇴계 이황 선생의 자성록과 그의 사상을 추려서 엮은 책이다. 조선시대 대표적 유교학자로 시대를 뛰어넘어 존경을 받을 만큼 성현이라 할 수 있다.
그의 학문이 높음은 단순히 지식의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도리와 세상 이치를 깨닫는 근원적 영역까지 올랐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퇴계 이황이 추구하고 매진한 학문의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퇴계는 학자 성향이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금의 높은 신뢰를 받아 고관직을 수차례 거쳤지만 그는 평생 관직보다는 학문 탐구에 더 강한 애착을 보이며 관직을 사양하는 많은 예를 보여주고 있다.
이제야 가던 걸음을 멈추고 옛 성현의 글을 많이 가져다 읽었습니다. 깨달음이 컸습니다. 그 길을 따라서 가던 길을 바꾸어 방향을 달리 하려고 합니다. 조정에 사직을 청해 벼슬자리를 떠나고자 합니다. 그리고 옛 서적을 안고 고향으로 돌아가 미처 이루지 못한 것을 구하고자 합니다. 혹시라도 하늘의 도움을 어두 차츰차츰 조금씩 쌓은 끝에 만에 하나라도 보탬을 얻는다면, 이 일생을 헛되이 보내지 않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나의 지난 10년 이래의 뜻이며 소원이었습니다. 임금의 은혜가 이 하찮은 자를 포용하시고, 헛된 명예가 사람을 몰아 붙여서 지난 10년 동안 세 번이나 관직에서 물러났으나 세 번 모두 불려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늙고 병들어 공부에 마음을 쏟지도 못하였으니, 이러고서도 무엇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 퇴계가 남명 조식에게 보낸 편지 중
높은 관직을 거친 고관대작이 은퇴 후, 녹봉을 받지 않게 되었다고 해서 곧 가난해 진다고 하는 것은 그의 청빈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퇴계는 도산서당에 이르면 늘 완락재에 거처했다. 책을 좌우에 쌓아 놓고 책읽기에 몰두했다. 사색의 시간은 끝이 없었다. 밤낮으로 읽고 생각하기를 계속해 나갔다. 관직을 그만 두고 특별한 녹봉이 없었던 퇴계는, 한마디로 가난했다. 나물과 잡곡밤으로 겨우 끼니를 이으면서 뼈를 깍는 공부와 담박한 생활이라! 일반 사람이 보기에 퇴계의 삶은 위태로워 보였다. 제대로 견뎌낼 수 있을까 주변 사람들은 염려했지만, 퇴계는 순임금이나 도연명처럼 여유롭고 웃음띤 열굴로 누구보다도 넉넉해 보였다. 인반낙도의 실천이라고나 할까! 퇴계는 자신이 추구하는 유교의 도에 더욱 근접하여 조예도 깊어졌다. 스스로 학문을 즐겼고 세상의 부귀영화나 호사스런 삶의 물정을 부러워하지 않았다. 가난하고 모자라는 가운데에서도 여유가 있었고 스스로 배우고 있다는 기쁨으로 늙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깨닫지 못하는 듯 했다. 퇴계는 자신이 공부하던 장소, 완락재를 제목으로 성철하는 마음의 기쁨을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경을 주로 하여 의를 모우는 공부
지나친 의지와 서두름이 없어야 점차로 꿰뚫어지네
태극의 이치를 알아낸 염계 선생의 묘한 학문
천 년이 지난 뒤에야 이 즐거움 비로소 알겠네
일하지도 않는 직책을 받아 들이지 않는 강직함과 다른 이의 성장을 막고 있다는 그의 생각은 참으로 배울만 하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한 자리라도 더 하고 싶어하고 자신의 욕심을 위해 다른 이의 기회마저도 아무런 죄책감 없이 뺏는단 말인가. 과연 우리네 범인이 감히 따르지 못하고 높이 배울만 하다.
퇴계는 벼슬에 나가지 않았지만, 형식적으로 관직명을 받은 경우가 많았다. 즉 실제 일은 하지 않았지만 직책은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조정에서 직책만을 부여하며 그를 기다렸다는 것은 그만큼 그에 대한 기대와 존경이 높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퇴계는 이름과 살제가 부합되지 않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실제 관직에 나가 일을 하지 않는데 관직 이름만 빌리고 자리를 꿰고 앉아 있어서야 되겠는가? 잘 찾아보면 훌륭한 선비들도 많을 것이며 뜻을 펼쳐 성장하는 후배들도 있는데, 어찌 자신과 같은 늙은이가 그들의 앞길을 가로막는단 말인가!
비움, 내려놓기 등 복잡한 현 시대에서도 여전히 강조되는 마음 수양이다. 특히 혼자 있는 시간, 깊이 사색하는 시간을 가지라는 말은 많은 성현들이 강조하며 하는 말이다.
- 퇴계가 남시보에게 답한 편지의 별지 중
스스로 부끄러운 대목이다. "뜻이 정밀하지 못하거나... 부귀영화를 바라는데 마음을 빼앗겨...."
시대가 나의 뜻과 맞지 않을 때에는 조금이라도 세상일에 마음을 두지 말며 쉬거나 물러날 때를 찾도록 하세요. 그리고 공부에 전념하면서 "지금은 나의 공부가 무르익지 않았으니 조용히 몸을 닦아 정진해 나아가는 시기다."라고 다짐해야 합니다.
- 퇴계가 기명언에게 답한 편지 중
수신 십훈
1. 입지: 뜻을 높이 세우십시오.
성현을 목표로 하고 털끝만큼도 자신이 못났다는 생각을 하지 마십시오
2. 경신: 몸가짐을 경건히 하십시오.
아홉 가지 바른 모습을 지키고 잠깐 동안이라도 방종한 태도를 보이지 마십시오
3. 치심: 마음을 바로 다스리십시오.
마음을 깨끗하고 고요하게 유지하고 흐릿하고 어지럽게 놓아두지 마십시오
4. 독서: 책을 열심히 읽으십시오.
책을 읽으면서 뜻을 깨달아야 하며 말과 문자에만 매달리지 마십시오
5. 발언: 말을 바로 하십시오.
정확하고 간결하게, 자제하고 이치에 맞게 말하여 자신과 남에게게 도움이 되도록 하십시오
6. 제행: 행동을 자제하십시오.
행동을 반드시 바르고 곧게 해야 하고 도리를 잘 지켜서 세속에 물들지 마십시오
7. 거가: 가정생활에 충실하십시오.
가정에서는 부모님께 효도하고 형제자매와 우애를 다하며 윤리를 지킴으로써 서로의 은혜와 사랑을 굳게 하십시오
8. 접인: 사람을 잘 대하십시오.
만나는 사람들을 성실과 신의로 대하고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어진 사람들을 더욱 가까이 하십시오
9. 처사: 매사를 옳게 처리하십시오.
업무에 임해서는 옳고 그름을 철저히 분석하고 쉽게 분노하지 말며 욕심을 줄이십시오
10. 응거: 편안하게 시험에 응시하십시오.
시험에 관해서는 득실을 따지지 말고 최선을 다 해서 준비하고 평안하게 치른 다음 천명을 기다리십시오
..........................
이 책을 보며, 고요한 곳에서 깊이 사색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요즘 세상은 TV, 휴대폰, 자동차, 각종 주변 생활소음으로 깊이 사색할 수 있는 기본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다. 물론 방 문을 닫고 고요해 질 수는 있겠으나 이것은 과거, 자연속의 청명한 고요함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그리고 자성록에 실린 퇴계의 편지들을 보면 벗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이 곳곳에 묻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시대에는 멀리 떨어진 벗과 연락하기 위한 수단이 거의 편지 밖에 없었으며, 그 편지를 주고 받는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더더욱이 헤어진 후 만나기는 더 힘들었기 때문에 기약할 수 없음에 더욱 애틋했을 것이다.
요즘은 생각나면 바로 전화나 채팅, 이메일 등으로 즉시 대화를 할 수 있고 만나는 것도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은 일이라, 애틋함과 그리움이 거의 없어졌으니 벗에 대한 사색과 관계의 통찰이 나오지 않는 것 같다.
장정일 저 | 행복한책읽기
도서관에서 읽고 싶은 책을 고른 뒤, 이곳 저곳을 배회하다 문학코너에 발을 멈췄다.
거의 매주 도서관을 가지만 문학코너에서 책을 고른 것은 손에 꼽을 만하다. 가벼운 마음으로 이책 저책을 골라 몇 단락을 읽어 보다 맘에 들어 빌려온 책이다.
책의 부제는 '장정일 단상'으로, 장정일이라는 작가의 단상들을 모아 놓은 일종의 수필집이다.
저자의 통찰과 그 통찰을 표현한 감칠맛 나는 글, 그 글속에 느껴지는 자유로움과 절제가 돋보이는 책이다.
첫 장을 넘기며 '컴퓨터'라는 제목의 단상을 보며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 글을 읽으며 나는 작가와 동질감을 느꼇나 보다. 과거에 내가 부수었던 많은 전자제품들이 머리속을 스쳐 지나갔다. 첫 장부터 작가의 성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 하겠다. ㅎㅎ
그리고 동업의 문학인들에게 하는 따끔한 한마디가 와 닿는다. 다른 분야도 이와 마찬가지로, 마치 확고한 의식이라도 있는 것처럼 말만 앞서는 허세들이 많기 때문에 더욱 와닿나 보다.
퇴물 탤런트나 영화배우가 인기를 등에 업고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것이 눈꼴사납듯이 문인들이 사회의 치부를 향해 감놔라 배놔라 라고 말하고 싶거든, 시민운동 단체에서 발로 뛰어야 한다. 여기에 무임승차는 없다. 그래야 설득력을 얻는다. 그런 점에서 안티조선일보 등의 단체에서 활약하는 몇몇 문인들이 존경스럽다.
밤샘형 인간이 사회적 틀에 짜맞추어진 아침형 인간보다 못할 것 없다는, 오히려 더 천재적일 수 있다는 다음의 글은 이른 시간에 잠자리에 들지 못하는 나에게 가벼운 미소와 위안(?)이 되어 주지만 창조적이지도 천재적이지도 못한 나 자신이 못내 아쉽다.
'아침형 인간' 이란 말이 유행할 때, P. 브르노가 쓴 "천재와 광기"가운데 나오는 다음의 대목을 우연히 발견하고 웃었다: "또 다른 탈주의 방법으로서 수면의 리듬을 바꾸는 것은 사회적 고립의 가장 좋은 수단들 가운데 하나이다. 오늘날 우리가 '앞섬' 또는 '단계의 늦음'이라 일컫는 것은 이렇게 이해될수 있다. 우리의 내적 시계는 취침과 기상 시간에서 조금의 변화밖에 용납하지 않는 커다란 규칙성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거나 단계가 늦는 경우, 일상적으로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이때 몇 시간 앞서거나 늦는 것이다. 단계가 앞선 것은 20시나 21시로 잠을 앞당기는 것에 해당하는데, 이것은 오히려 사회질서에 극도로 순응하거나, 삶의 어려움에 복종하거나, 아니면 잠 속으로 도피한다는 징후이다. 반대로 단계가 늦는 것은 밤을 지새우며 밤에 어떤 활동을 추구하고, 매우 늦게 또는 새벽에 잠자리에 들고 낮에 잠을 자는 것으로 표현되는데, 이것은 사회생활의 리듬과 양립하기 어려울 뿐이다. 이때 낮(깨어 있음)과 밤(잠) 사이클이 뒤바뀌게 되는데, 이것은 다분히 비사화적 행동의 표시이며, 낮에 활동하고 밤에 잠을 자기를 원하는 사회질서에 불복한다는 표시이다. 단호한 의지나 어떤 필요성에 의해, 많은 창조자들이 영감을 되찾기 위해 밤의 침묵이나 불면의 순간을 이용하며 단계의 늦음을 나타낸다 [...] 밤의몽상가들이 사는 이 낯선 세계에서, 우리는 저녁때 깨어나 새벽에 잠드는 원초적이고 몽유병적이며 신경쇠약 증세를 나타내는 목신을 만난다. 여기에 모든 위대한 창조자들과 예외적 존재들이 있다. 여기에 내일의 세계를 만든느 사람들, 잠을 자는 동안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 맞다. 그렇다! 우리는 절대 상상하지 못한다. 아침 일찍부터 오선지를 펼쳐 놓고 작곡을 하노라고 머리를 쥐어 짜는 모짜르티를, 아침 일찍부터 중요하나 실험을 하겠다고 부산을 떠는 레오나르도 디빈치를, 아침 일찍부터 시를 쓴답시고 이부자리에 업드려 대학노트를 펼치는 이상을! 평생 고용주의 노예로 살기로 작정한 사람만이 일찍 일어난다.
고정 비율의 책의 인세를 위조지폐로 비유한 독창성이 돋보인다. 나 역시 한 권의 기술서적을 쓰고 10%의 인세를 받아 본적이 있어 더욱 와닿는 비유이며 특히 마지막 부분 "지폐이긴하나 지폐에 일관적으로 담긴 통상적 가치가 아닌 독자적인 의미와 가치를 통용시키는" 이라는 표현은 참으로 멋진 말이다.
저자가 자신의 신념과 정체성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 있다. 다음의 편지라는 글에서 겸손이라고 볼 수도 있겠는데 내가 보기엔 겸손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글과 자신의 신념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진심어린 거절(들)이었을 것이다. 우리 같은 세속 기준에 찌든 영혼들은 감히 알 수 없는 그런 훌륭한 기준일 것이다.
세 편의 편지를 보며 멋진 사람이구나 한다.
안녕하세요. 장정일입니다.
귀사가 기획하신 "꼭 읽어야 할 시 369"에
제 작품을 선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 제 시는 '꼭 잃어야 할' 그런
작품이라고 생각되지 않아, 수록을 절대 거절합니다.
2004.4.20
편지(2)
안녕하세요. 저는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 조직위원회'가 벌이는 순회작가단 사업에 선정된 소설가 장정일입니다.
저를 작가단에 선정해 주신 선정위원회의 배려는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평소에 가지고 있는 저의 개인적 신념('작가는 작가들끼리 떼 지어 다녀서는 안 된다' 등등의, 저 아닌 그 누구에게도 강요될 필요가 없는 오로지 개인적인 신념)에 의거하여, 작가단에 선정되는 것을 사양합니다.
귀 위원회에서 보낸 공문을 방금 읽은 바에 의하면, 곧 '개별 행사의 구체적 일정'을 확정한다고 하더군요. 한시라도 빨리 저의 의사를 밝혀 드려야 구체적 일정을 짜는 데 착오가 없을 것 같아서 이메일을 보냅니다. 제가 사양한다고 해서, 아예 인원을 한 사람 누락시키는 일 없이, 보다 젊고 훌륭한 작가와 동행하시기 바랍니다. 도서전 주빈국으로서의 임무가 완수되기를 빕니다.
2004.12.20
편지(3)
안녕하세요. 장정일입니다.
어머니와 광훈 씨에게서 한윤정 님이 저의 연락을 기다린다는 말을 몇 번 이나 전해 들었습니다. 실례라는 것을 알면서도 연락을 드리지 못했던 것은 바쁘거나 잊어버렸기 때문이 아니라 뻔해 보이는 '원고청탁'이 싫었기 때문입니다. 글 쓰는 사람은 글을 써야 먹고 사는데 저는 글쓰는 게 너무 싫거든요. 집에 돈이 있으면, 보기 좋게, 일언지하에 거절해 보련만, 목구명이 포도청이라 막상 연락이 닿고 나면 갈등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래서 연락을 드리지 않았습니다.
한 기자님이 기획하신 "내 소설 속의 사람"은 그 의도가 참 흥미로우며, 그 "기획" 속에 저를 끼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청탁에 응해 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소파에 길게 몸을 뻗고 누워 음악을 들으면서 다른 사람이 쓴 책을 읽고 있으면, 제가 지금 글을 쓰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또 제가 글쓰는 사람이라는 것을 잊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고 위안이 되거든요
2004.4.15
그리고 저자는 음주운전을 신상공개가 필요한 수준의 매우 파렴치한 범죄로 보고 있다.
이것은 평소 내 의견과도 일치하는 부분이라 발췌해 본다. 만취한 사람이 모는 차는 출발하는 것과 동시에 거대한 살상 무기가 되며, 그 행동을 서슴없이 반복하는 자들은 모두 살인미수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얼마나 귀한 생명들이 음주라는 (사고 당사자와는 하등 관련이 없는) 하찮은 일에 봉변을 당하고 살인이 아닌 사고 희생자로 주목도 받지 못한단 말인가...
마지막으로 저자의 독서관으로 마무리한다.
보혁갈등이 첨예하게 부딪치는 지난 몇 년간을 보내면서, 나의 독서관은 개인적이고 내밀한 쾌락을 좇아가는 독서에서 약간 다른 것으로 진화했다. 민주 사회란 여러 가지 의견이 존재하는 사회다. 때문에 시민이란 타인의 의견과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신과 다른 의견을 존중하고 그것과 함께 사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요즘 이렇게 말하고 다닌다. 시민은 책을 읽는 사람이라고!
시민이 책을 읽지 않으면 우중이 된다. 책과 멀리 하면 할수록 그 사람은 사회 관슴의 맹목적인 신봉자가 되기 십상이고 수구적 이념의 하수인이 되기 일쑤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내밀한 정신의 쾌락을 놓치는 사람일 뿐 아니라, 나쁜 시민이다. 독서는 논수이나 수능을 잘 치르기 위해서 필요한 것도 또 교양이나 정보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독서는 민주 사회를 억견과 독선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시민들이 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의무라고까지 말할 수 있다. 좀 과격한 독서론일지는 모르겠으나 요 몇 년 동안 내가 도달한 생각은 이러하다.
'BookLo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쇼펜하우어 인생론 (5) | 2013.10.23 |
---|---|
함양과 체찰 (0) | 2013.10.09 |
천 개의 문제, 하나의 해답 (2) | 2013.09.14 |
프로페셔널의 조건 (0) | 2013.08.30 |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 (0) | 2013.08.21 |
문요한 저 | 북하우스
한국의 정신과 의사가 쓴, 심리 치료 분야 서적이다. 보통의 자기계발서에서 다루는 확고한 목표와 자신감 배양, 치열한 노력, 결국 성취와 같은 주제는 다루지 않는다.
책 전반에 느긋함이 배어 나온다. 저자는 인정하고 수용하는 '받아 들임'을 강조한다.
심리치료 분야여서 그럴것이지만,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일종의 치유를 받은 느낌이었다.
내가 읽어 본, 한국 사람이 쓴 책 중에 몇 안되는 삶의 통찰력을 일깨워 주는 책이라 하겠다.
마치 에크낫 이스워런의 '마음의 속도를 늦추어라'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좋은 책이다
조건이나 역할에 지나친 동일시를 하는 사람은 조건이나 역할수행에 변화가 생기면 큰 스트레스를 겪습니다. 이를테면 교수라는 역할이 그 사람의 삶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그 사람은 연구실적이나 학생들의 강의평가 같은 외부 기준에 따라 자신의 가치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역할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사람일수록 성적이나 성과가 오르면 그에 따라 자신의 가치감과 자존감도 올라가지만, 성적이나 성과가 떨어지면 그만큼 자신을 가치 없고 쓸모없는 사람으로 여기기 쉽습니다. 상대도 자신을 그렇게 대할 것 같은 두려움에 빠집니다. 반대로 성적이나 성과가 떨어져서 심적으로 괴롭기는 하지만,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과 가치감은 잘 유지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특정 역할과 자신의 존재가치를 지나치게 동일시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
심리학자 퍼트리샤 린빌은 이러한 유연한 정체성을 가리켜 '자아복합성'이라는 말로 표현했습니다. 자신의 다양한 역할을 생각하고 여러 가지 이미지를 갖는 것은 정신건강을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마치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는 투자격언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자기에 대한 이미지가 여러 개일수록 그 사람이 어떤 일에 성공하거나 실패하더라도 그에 따라 행복이 좌우될 가능성이 적어집니다. 자아복합성의 역할은 실패나 좌절에 대한 손상을 약화시켜 주는 것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우리들의 삶에 다양성을 부여하고 새로운 경험으로 우리를 안내해줍니다.
- 사랑의 기술, 에리히 프롬
마음이 건강한 사람들은 마음의 칸막이가 잘 세워져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에게는 문제와 존재를 구분하는 칸막이가 있습니다. 문제를 문제로 받아들이되 존재 자체로 확대시키지 않습니다.
- 존 카밧진
그후 내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탐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찾은 중요한 가치가 바로 '사람들의 정신적 성장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정신적 치유를 넘어 정신적 성장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적어도 3년만큼은 내가 원하는 가치를 최우선에 두고 살자는 마음먹었습니다. 삶의 방향성이 세워지고 결심이 서는 순간, 마음이 달라졌습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시도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가치 있다고 여기게 됐습니다. 원하는 결과가 주어지면 더욱 좋겠지만 설사 그 시도가 별다른 결과를 내지 못한다 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대 처음 깨달았습니다. 이루지 못해도 가치 있는 삶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것이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도전하는 자들에게만 주어지는 삶의 특권인 것을 알게 됐습니다.
심리학자 해리 할로는 사회적 상호작용을 연구하기 위해 새끼 원숭이를 어미로부터 떼어내어 여러 가지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 원숭이를 어미와 분리시켰습니다. 그리고 새끼 원숭이를 철사로 만든 가짜 어미 원숭이 두 마리와 함께 키웠습니다. 두 마리의 가짜 원숭이 중 한 마리는 철사 위에 헝겊을 두르고 있었고, 또 다른 한 마리는 철사로 만들어지긴 했지만 젖병을 들고 있었습니다.
관찰결과, 새깨 원숭이들은 배가 고플 때만 '젖병엄마'에게 갔고, 그외의 시간에는 하루 종일 '헝겊엄마'에게 매달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외부에서 위협이 가해질 때면 어김없이 헝겊엄마에게 안겨서 두려움을 달래곤 했습니다. 실험을 통해 할로는 애착의 핵심은 먹이가 아니라 '접촉'임을 밝혀냈습니다.
이후로 여러 가지 변형된 실험이 이루어졌습니다. 예를 들면 애착이 형성되고 난 뒤 헝겊엄마가 새끼 원숭이에게 찬물을 쏟거나 뾰족한 물체로 찌르도록 함들었습니다. 새끼 원숭이들은 여느 때처럼 어미인줄로만 알고 달려갔는데 느닷없이 찬물을 뒤집어쓰거나 불쾌한 자극을 받게 되었습니다. 새끼 원숭이들은 이후에 어
떻게 했을까요? 새끼들은 아무리 배척을 당하고 상처를 입어도 이미 애착이 형성된 가짜엄마의 품 안으로 파고들기 위해 기어오르고 또 기어올랐습니다.
피터 드러커 저/이재규 역 | 청림출판
경영학의 대가로 알려진 피터 드러커의 자기개발서이다.
2001년에 발간되어 현재까지 개정판으로 이어져 오고 있을 만큼 통찰력 있는 책이라 하겠다.
난 도서관에서 빌린 2001년 판을 읽었지만 책 표지는 2012년 개정판의 모습이다.
사실 책의 도입부 내용은 20세기의 시대적 변화와 이후 이어질 중요한 흐름을 살펴 보는 데서 출발하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보면 좀 오래된 예기긴 하다. 그러나 통찰력이란 것은 어떤 한 시점의 예기가 아니니 좀 된 예기라도 충분히 읽어볼 가치가 있다.
세세한 행동 방침을 설명하기 보다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접근하여 시대의 흐름을 분석하고 그 시대에서 프로가 되기 위한 몇 가지 큰 틀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그 틀은 피터 드러커 자신도 수 십년간 실천해 온 틀이다.
소크라테스는 지식의 유일한 기능은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라고 하였다. 인간을 지적,도덕적,정신적으로 성장하게 하는 것을 지식의 유일한 기능으로 생각하였던 것이다. 한편 소크라테스에 필적할 만한 뛰어난 철학자인 프로타고라스는 지식의 목적은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를 알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지식은 논리학이자 문법이며 수사학이었다. 나중에 이 세가지는 소위 '삼학(trivium)'이라 하여 중세 학문 연구의 핵심이 되었는데, 지금 미국에서 '교약 교육'이라 부르는 것 또는 독일인들이 '일반 교양'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의미를 갖고 있었다.
동양에서도 마찬가지로 지식에 관한 두 가지 이론이 있었다. 유학자들에게 있어 지식이란 출세와 성공의 한 방편으로서, 무엇을 어떻게 말해야 하는가를 아는 것이었다. 반면에 도가와 선승들에게 있어 지식이란 자기 자신을 아는 것으로서, 깨달음과 지혜에 이르는 길이었다. 유학고 도가는 지식이 무엇인가 하는 점에 있어서는 극명하게 대립적이었지만, 지식이 의미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점에 있어서는 완전히 일치하였다. 이들에게 있어 지식은 '무엇을 할 수 있는 능력(ability to do)'을 의미하지 않았다.즉 지식은 '실용성(utility)'을 내포하고 있지 않았다. 실용성은 지식에는 해당되는 것이 아니었다. 실용성은 '기능(skill)-그리스어로는 techne'-이었다. 같은 시대의 동양 철학자들, 즉 중국의 유학자들이 책을 읽는 것 외에 다른 모든 것을 매우 경멸했던 것과는 달리, 소크라테스와 프로타고라스는 'techne'를 중요하게 여겼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나 프로타고라스에 있어서도 'techne'가 필요한 것이긴 했지만 지식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기능은 어떤 하나의 특수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이지 일반적인 원리는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오늘날 모든 조직들은 한결같이 "사람이 우리의 가장 큰 자산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이 하는 말을 진실로 믿는 것은 고사하고 실천에 옮기지도 못하고 있다. 비록 무의식적이기는 하겠지만, 대부분의 조직에서 - 19세기이ㅡ 소유주들이 그렇게 믿었던 것처럼 - 그들이 사람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조직을 필요로 한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그 반대이다. 조직들은 제품과 용역을 시장에 팔기 위해서 그러는 것처럼 - 그리고 그 이상으로 - 인적 자원을 얻기 위해 자신을 외부에 알려야 한다. 조직은 사람들을 끌어들여야 하고 붙잡아두어야 한다. 그들의 능력을 인정해 주고, 적절한 보상을 하며, 일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주어야 한다. 또한 그들에게 헌신해야 하고, 만족을 주어야 한다.
지식 노동의 생산성 향상에 있어서는 가장 먼저 "해야 할 과업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수행하려 하는가?" 그리고 "왜 그것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해야만 한다. 지식 노동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과업을 다시 정의해야 하며, 특히 꼭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을 잘 설명해 주는 가장 오래된 사례가 우편 주문 처리에 관한 초창기 시어스 로벅사의 작업 방식이다. 1906년에서 1908년 사이, 시어서 사는 우편 주문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주문 봉투를 일일이 열어서 돈을 세어보는 작업을 '제거'했다. 당시에는 지폐나 수표가 없었고 동전만 있었기 때문에 봉투의 무게를 달아보면 그 봉투에 얼마의 돈이 들어 있는지 자동적으로 알 수 있었고, 따라서 봉투를 열어보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다. 이 방법을 이용해 시어스 사는 각각의 우편 주문을 자세히 기장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도 줄였다. 예를 들면, 주문 봉투들의 무게가 1파운드일 때 40개의 물건을 주문한 것으로 계산해서 일괄적으로 주문 처리와 발송 계획을 세웠던 것이다. 이 두 가지 개선 작업은 2년 내에 모든 우편 주문 작업 과정의 생산성을 10배나 증가시켰다.
어떤 주요 보험 회사는 최근에 아주 큰 액수의 보험금 청구가 아닌 경우에는 세밀한 점검을 하지 않음으로써 청구서 처리 업무의 생산성을 5배로, 즉 1건당 평균 소요 시간을 15분에서 3분으로 줄였따. 종전에는 보험금 청구서를 받으면 30개 항목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 왔는데, 지금은 5개 항목만을 점검하고 있다. 즉 보험 증서는 아직도 유효한가, 계약 금액과 청구 액수는 일치 하는가, 보험 계약자와 사망 증명서의 이름이 일치하는가, 보험 증서상의 보험금 수취인과 보험금 청구자가 일치하는가 등 핵심적인 내용만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험금 청구서 처리 업무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었던 것은 "과업이 무엇인가"를 따져보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답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즉 "그것은 사망에 따른 보험금 청구에 대해 가능한 한 적은 비용으로 빠른 시간 내에 지불을 해주는 것이다."였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매 50번째에 접수되는 청구서만을 표본적으로 종전의 방식에 따라 정밀하게 점검하면 된다는 결론이 나옸다.
몇몇 병원들은 힘들고 비용도 많이 드는 입원 수속 절차의 대부분을 생략하고 있다. 이들 병원은 의식을 잃었거나 출혈이 심해서 미처 입원 신청서를 작성할 수 없는 응급 환자들을 입원시킬 때의 간략한 입원 수속 절차를 관례화해서 모든 환장게 적용하고 있다. 이때에도 마찬가지로 "과업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 결과는 '환자의 성명,성별,연령,주소 그리고 의료비 청구 방법을 확인하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사항들은 모두 환자가 갖고 다니는 보험 증명서에 이미 기재되어 있었고, 따라서 굳이 입원 신청서에 이런 사항을 기입하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면, 유명한 어느 사립 대학은 재정 지원을 담당하는 11명의 전임 직원들을 일 년에 몇 주일 동안만 이 업무를 담당하는 2명의 임시 직원으로 대체하였다. 다른 사립 대학들과 마찬가지로, 이 대학은 우수한 자질을 갖추었으나 수업료를 낼 능력이 없는 지원자들의 입학을 허가한 다음, 재정 지원 담당 직원들에게 입학이 허용된 그 학생들의 수업료 감면 액수를 결정하게 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아직도 각 지원자들이 제출한 많은 분량의 서류를 일일이 확인하여 그 액수를 결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원자들 가운데 95퍼헨트에 대한 재정 지원은 사실상 고정된 몇 가지 요인에 의하여 결정되었다. 따라서 가계 소득, 주택의 가격, 신탁 재산 등 추가적인 소득의 유무 그리고 현재 대학 수업료를 지불하고 있는 형제 자매의 유무 등의 몇 가지 사항을 입력하면 컴퓨터가 몇 초 내에 얼마의 재정 지원이 필요한지 계산해 주었다. 2명의 임시 직원도 5퍼센트의 특별 케이스- 예를 들면, 체육 특기생 같은 -를 추려내는 데에만 필요하며, 이들 특별 케이스의 지원자들에 대해서는 학장과 소규모 교수 위원회에서 몇 시간 만에 쉽게 처리할 수가 있다.
이와 같이 지식 노동에 있어서는 과업의 내용을 분석함으로써, 나아가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제거함으로써 훨씬 더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 사람의 지위가 아무리 높다 해도, 공헌과 책임보다는 노력과 권한에 주로 초점을 맞추는 사람이라면 자시이 한갓 다른 사람의 부하에 지나지 않음을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공헌에 초점을 맞추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사람은, 그가 아무리 하급 관리자라 하더라도 '톱 매니지먼트'이다. 그는 조직 전체의 성과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읻다.
공헌할 목표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자신의 전문 분야와 기술 그리고 자신이 속해 있는 부서에 국한되어 있던 관심을 조직 전체의 성과에 대한 관심으로 넓힐 수 있다. 성과가 존재하는 유일한 장소인 외부 세계로 눈을 돌릴 수있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외부 세계에 눈을 돌리고 있는 지식 근로자는 자신의 전분 분야와 기술 혹은 자신의 부서가 조직 전체 그리고 '조직'의 목표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역시 철저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나아가 소비자나 단골 고객 또는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될 터인데, 이들이야말로 무엇을 생산하는 조직이든 간에 그 조직이 존재하는 궁극적 이유이다. 이렇게 외부 세계로 눈을 돌린 지식 근로자의 일과 일하는 방식은 실질적으로 달라질 것이다.
"나는 무엇에 공헌할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 질문함으로써 그때까지 발휘되지 못했던 자신의 잠재력을 개발할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지금까지 뛰어난 성과라고 간주되었던 것들이 자신이 가진 잠재력의 극히 일부분만 발휘된 것에 지나지 않았음을 확인하게 된다.
"네기 므앗ㅇ,ㄹ 겅한헤애 할까""라고 스스로 묻지 않는 지식 근로자는 목표를 너무 낮게 설정할 뿐만 아니라, 십중팔구는 잘못된 목표를 설정하기 쉽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공헌의 범위를 너부 좁게 설정하게 될지도 모른다.
"조직 그리고 당신의 상사인 내가 당신으로 하여금 조직에 공헌할 책임을 이행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공헌을 해야 하는가" 우리가 당신에게 기대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당신의 지식과 능력을 최대한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런 물음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훨씬 수월해진다. 일단 부하직원으로 하여금 자기 자신에게 어떤 공헌이 기대되고 있는지를 충분히 생각하게 한 다음에는 상사가 그 타당성을 판단해 주어야 한다. 이것은 상사의 권한이자 책임이다.
성과를 올리는 조직들에서는 고위 경영자들이 일부러 시간을 할애해 정기적으로 지식 근로자들과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때로는 젋고 풋풋한 지식 근로자들과도 만나는데, 그때마다 반드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조직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우리는 당신이 하는 일에 대해 어떤 것을 알아두어야 하는가? 이 조직에 대해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우리가 현재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분야가 있는가? 우리가 미처 모르고 있는 위험은 없는가? 우리 조직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이런 여유 있는 의견 교환은 정부 기관, 일반 기업, 연구소, 군대의 참조 조직 등 모든 조직에서 똑같이 필요하다. 이러한 의견 교환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지식 근로자들은 일할 의욕을 잃고 무사안일주의자가 되든가, 아니면 에너지를 자신의 전문 분야에만 집주이켜 결과적으로는 조직의 푤요 혹은 조직이 제공하는 기회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지식 근로자와 의견을 교환하기 위한 회합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특히 조심할 것은 서둘러서는 안 되고 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회합에 참가한 사람들로하여금 '지금 나는 세상의 모든 시간을 쓰고 있어.'라는 느낌을 갖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결국에는 많은 일을 재빨리 해치우는 지름길이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상당히 긴 시간을 연속적으로 방해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처음으로 컨설턴트 일을 시작했을 무렵의 오래 전 이야기를 해보겠다. 당시 나는 잘 관리되고 있는 공장과 그렇지 않은 공장을 구별하는 법을 배워야만 했다 - 물론 생산에 관한 지식도 없이 말이다. 나는 곧 잘 관리되고 있는 공장은 아주 조용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매우 '극적'이고 인상적인 분위기의 공장은 방문객들의 눈에 확 띄기는 하겠지만, 사실은 관리가 잘 안되고 있는 공장이다. 잘 관리되고 있는 공장은 오히려 언뜻 보기에 무척 따분해 보인다. 모든 위기가 예측 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고, 대처방안은 이미 절차로 전환되어 있기 때문에 소란 피울 만한 일은 하나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잘 관리되고 있는 조직은 '단조로운' 조직이다. 잘 관리되고 있는 조직에서 발생하는 '극적'인 것들은 과거에 누적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소란이 아니라, 미래를 만드는 기초적인 의사 결정 활동으로 인한 것들이다.
어떤 일을 추진하면서 인력이 부족하여 실로 애를 먹을 때가 있다. 어찌어찌 일을 처리한다 해도 진행 과정에서 계속해서 차질이 발생한다. 그러나 그것은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다. 보다 더 일반적인 상황은 오히려 인원이 너무 많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인원이 너무 많은 경우, 그들은 일 자체보다는 서로간에 '상호 작용'하는 데 더욱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된다.
인력 과잉으로 인한 시간 낭비에 대해서는 매우 뚜렸하고 신뢰할 만한 징후가 있다. 만약 조직 내의 상급자들-특히 경영자들-이 자신의 시간 가운데 10분의 1 이상을 '인간 관계 문제'에 사용하고 있다면, 예컨데 불화와 마찰, 관할권 다툼, 부문간 협조에 관한 문제 그리고 기타 여러 가지 문제에 쓰고 있다면, 그 조직은 인력이 너무 많은 것이 거의 확실하다. 그런 조직에서 사람들은 성과를 올리기 위한 수단이 되는 것이 아니라 방해가 되고 있는 것이다. 군살이 없는 조직에서는 사람들이 서로 충돌하지 않으면서 일을 수행할 수 있고, 또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고도 일을 해나갈 수 있다.
.....
마지막으로, 전형적인 지식 근로자는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추진하려고 한다. 그 결과 계획한 여러 가지 일 가운데 그 어느 것에도 최소한의 필요한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다. 추진하던 여러가지 일들 가운데 하나가 문제에 부딪치면 거의 모든 계획들이 함께 무너지고 만다.
여러 종교의 신비주의자들-불교의 선승이나 이슬람교의 수피, 유태교의 랍비 등-은 곧잘 사람들에게 이런 수수께끼를 내곤 했다. "아무도 듣는 사람이 없는 숲 속에서 나무가 쓰러질 때 소리가 나는가?" 지금 우리는 이 문제의 정답이 '아니다'라는 것을 알고 있다. 물론 음파는 발생한다. 하지만 누군가 그 음파를 지각하지 않는다면 단연코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소리는 지각이 되어야만 소리가 된다. 소리는 커뮤니케이션이다. 너무 진부한 이야기 같지만, 어쨌든 고대의 신비주의자들도 소리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사실, 즉 누군가가 듣지 않는다면 소리가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 이야기는 실로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리더는 리더십을 계급과 특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책임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효과적인 리더들이 '무분별하게 관대한'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일단 일이 잘못되었을 때에는 - 일이란 항상 잘못되기 마련이다 - 그들은 다른 사람들을 책망하지 않는다. 만약 처칠이 사명과 목표를 명쾌하게 규정함으로써 리더십을 발휘한 모범이라면,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총사령관이었던 마셜 장군은 책임을 통하여 리더십을 발휘한 모델이었다. 트루먼의 유명한 말, 즉 "모든 책임은 여기에서."라는 말은 아직도 리더십에 관한 훌륭한 정의이다.
효과적인 리더는 다른 어느 누구도 아닌 자신이 최종적인 책임을 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동료들이나 부하직원들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틀린 리더들은 동료와 부하직원들의 힘을 두려워한다. 때문에 그들은 유능한 동료나 부하직원이 있으면 즉시 제거해 버린다. 그러나 효과적인 리더는 유능한 동료들과 함께 일하기를 바라며, 그들을 격려하고 밀어주고 그리고 진정으로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는 동료와 부하직원의 실수에 대하여 최종적인 책임을 지기 때문에 그들의 성공을 위협이 아닌 자신의 성공으로 생각한다.
강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높은 성과를 올리기 위한 것이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먼저 질문하지 않는 사람은 동료들이 실제로 공헌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서 만족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또한 동료들의 성과 부진을 사전에 양해해 주는 셈이 된다. 이러한 행동은 치명적이지는 않다 해도 충분히 파괴적이며, 물론 현실적이지도 않다. 진정 '엄격한 상사' - 이런저런 방법으로 부하직원을 길러내는, 요구사항이 많은 상사 - 는 언제나 부하직원이 '무엇을 잘해야 하는가'에서 시작한다. 그 다음 부하직원이 그것을 실행할 것을 요구한다.
이 세상에 자신의 인생에서 또는 자신의 근로 생활에서 심각한 역경을 겪지 않고 오래도록 살기를 기대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지식에 기초한 이런 산업들의 성과는 지식 근로자로 하여금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고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머무르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경영하는 조직들에 달려 있다. 이는 지금 많은 기업들이 하고 있는 것처럼 지식 근로자들의 물질적 야망을 만족시킴으로써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지식 근로자들의 가치관을 만족시켜 주고,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주고, 또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달성되어야만 한다. 또한 지식 근로자들을 부하가 아닌 동료 경영자로, 그리고 피고용자가 아닌 동업자로 인정해 줌으로써 달성되어야만 한다.
'BookLo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각 (0) | 2013.10.05 |
---|---|
천 개의 문제, 하나의 해답 (2) | 2013.09.14 |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 (0) | 2013.08.21 |
성공의 원리 (1) | 2013.08.12 |
권력과 인간(사도세자의 죽음과 조선 왕실) (0) | 2013.07.28 |
차드 멍 탄 저/권오열 역/이시형 감수 | 알키 | 원제 : Search Inside Yourself
구글 엔지니어가 쓴 명상을 통한 마음챙김, 감정 훈련을 다루는 책이다.
저자는 꿈은 세계평화이며 이는 명상과 내면검색과 통찰, 감정 훈련, 공감과 연민으로 가능하기에 이런 교육과 전파에 힘을 쏟고 있다. 저자의 확고한 비전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적극적인 활동과 뒷받침 되는 주변 환경이 부러울 따름이다.
"그들을 사랑하다. 그들을 이해하라. 그들을 용서하라. 그들과 함께 성장하라."
감성지능은 훈련될 수 있다. 성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런 주장은 '신경가소성'이라는 새로운 학문분야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는 우리가 생각하고 행하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뇌의 구조와 기능을 바꿔놓는다는 개념이다. 이것을 보여주는 아주 흥미로운 예는 런던의 전통적인 검정색 택시기사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검정색 택시의 운전명허증을 얻으려면 런던의 2,500개 거리와 전체 관심지역정보(차랑 운전자가 쉽게 목표 지점을 찾을 수 있도록 제공되는 도로 주변 건물의 위치정보)를 머릿속에 꿰고 있어야 한다. 이것은 준비하는 데 2~4년 정도의 강도 높은 훈련이 필요한 어려운 시험이다. 연구결과 런던 택시기사의 경우 뇌의 기억력과 공간탐지와 관련된 부위인 해마가 보통사람보다 더 크고 활성화되어 있음을 보여주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런던에서 택시운전을 오래 한 사람일수록 해마가 더 크고 활성화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강렬한 감정적 자극을 경험할 때 즉각 반응하는 대신(가령 상대 운전자에게 욕을 퍼붓는 대신) 아주 잠깐 동안 멈추는 것이다. 이 정지시간은 우리에게게 이런 감정적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빅터 플랭클의 말을 빌리자면 이렇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다. 그 공간에는 자신의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와 힘이 있다. 그리고 우리의 반응에 우리의 성장과 행복이 좌우된다."
오래 전 고대 인도에서 있던 일이다. 파수꾼들을 피해 도망치던 한 도둑이 어두운 골목에서 잠자고 있던 거지를 발견했다. 그는 방금 훔친 작지만 대단히 귀한 보석을 몰래 거지의 주머니에 넣어두고는 다시 도망쳤다. 파수꾼들을 따돌린 후 거지에게 돌아와 다시 보석을 빼내갈 심산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밤사이에 도둑은 운수 사납게도 파수꾼들과의 격투 끝에 그만 살해되고 말았다. 이제 졸지에 부자가 된 것은 거지였다. 그는 주머니 속에 평생을 떵떵거리며 먹고살 만한 부를 지니게 되었다. 하지만 한 번도 자기 주머니를 살펴보지 않았던 거지는 그 사실을 알 리 없었다. 결국 그는 남은 인생을 계속 거지로 살다 죽었다. 안을 들여다볼 때 무엇을 발견할지는 자신도 모른다. 누가 아는가? 그 안에 값을 헤아릴 수 없는 대단한 보물이 숨겨져 있을지.
"3일간 명상을 하며 방에 머물렀다.... 차츰 나는 오래도록 날 괴롭혔던 생각과 감정이 실은 얼마나 허약하고 덧없는지, 작은 문제에 대한 집착이 어떻게 큰 문제로 비화되었는지를 인지하게 됐다. 그냥 조용히 앉아 내 생각과 감정이 얼마나 빨리 그리고 여러 점에서 얼마나 비논리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지를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그것이 겉보기만큼 그렇게 견고하거나 실질적이지 않다는 사실에 눈 뜰 수 있었다. 일단 그것의 이야기에 대한 내 믿음에 코웃음을 치게 되자 내 눈에는 그것 너머에 있는 '작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음 자체의 속성인 무한히 광대하고 무한히 열려 있는 인식이었다." - 사례자 경험 중...
공감의 정신으로 어려운 결정을 내린 좋은 예는 골먼의 <<감성지능으로 일하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두 회사에서 공장이 폐쇄되었을 때 직원들이 어떤 취급을 받았는지 생각해보라. GE의 근로자들은 2년 전에 미리 공장 폐쇄통고를 받았고 회사는 그들이 다른 일자리를 찾도록 적극적으로 재취업알선 노력을 기울었다. 반면 다른 회사는 폐쇄소식을 겨우 일주일 전에 발표했고 직원들의 재취업지원 노력도 나 몰라라 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거의 1년 뒤에 전 GE 직원들 대다수는 그 회사가 일하기 좋은 곳이었다고 말했고 93퍼센트가 그들에게 제공된 직업전환서비스를 좋게 평가했다. 반면 다른 회사의 직원들은 겨우 3퍼센트만이 그것이 일할 만한 곳이었다고 답했다. GE는 직원들의 좋은 감정을 거의 그대로 보존한 반면 다른 회사는 원한의 유산을 남긴 셈이다.
신뢰는 고도로 능률적인 팀의 기본 토대다. <<팀이 빠지기 쉬운 다섯 가지 함정>>에서 패트릭 렌시오니는 팀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는 원리를 다섯가지 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 신뢰의 부재: 직원들이 팀 동료의 의도를 못 믿는다. 서로에게서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고 느끼며 조심스럽게 다른 팀원들 눈치를 살핀다. 이것이 그 다음 단계의 역기능을 초래한다.
* 갈등에 대한 두려움: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생산적인 논쟁이나 건전한 갈등을 회피하게 된다. 그럴 경우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거나 해결되더라도 결과가 불만족스럽기 십상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결정에 관여하지 못했다고 느끼며 이는 다음 단계의 역기능으로 이어진다.
* 헌신의 결여: 자기 의견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고 자신이 결정과정에 적절히 참여하지 못한다고 느낄 때 사람들은 전력을 다하지 않는다. 우선순위와 방향에 대한 애매함이 더욱 심화되고 불확실성이 사라지지 않는다. 이는 다음 단계의 역기능을 초래한다.
* 책임회피: 결정에 관여하지 않을 때 사람들은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더욱 심각한 것은 그들이 팀원에게 높은 기준에 부합할 것을 요구하지도 않는다는 점이다. 적개심이 깊어지고 평범함이 확산된다. 이것은 마지막 역기능의 원인이 된다.
* 결과에 대한 부주의: 이것이 팀의 최종적인 역기능이다. 팀원들은 팀의 집단적인 목표보다는 뭔가 다른 것에 신경을 쓴다. 목표는 실현되지 못하고 성과가 달성되지 못하며 최고의 인재들은 경쟁사로 발길을 돌린다.
인간은 다른 인간의 불공정을 벌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희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일한 동물이다. 다른 영장류들도 불공정을 처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때문에 자신의 사리사욕까지 포기하지는 않는다. 여기 최후통첩 게임이라는 것이 있다. 두 사람이 게임을 하는데 먼저 인물A(제안자)에게게 100달러가 주어진다. 그는 이 돈을 자신과 인물B(반응자) 사이에 나누어야 한다. A는 제 마음대로 돈을 배분할 수 있다. 만약 B가 A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두 사람은 A가 나누어준 대로 돈을 챙긴다. 하지만 B가 제안을 거부하면 둘 다 빈손으로 집에 가야 한다.
A가 혼자 99달러를 챙기고 B에게는 1달러만 준다 해도 객관적으로 볼 때 B는 이 거래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 B가 제안을 수용하면 1달러라도 받지만 거부하면 한 푼도 못 챙긴다. 그에게게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은 하나밖에 없다. 어차피 공돈이니까 1달러라도 받는 게 이익인 것이다. 그러나 B의 입장에 처한 많은 사람들은 거래의 불공정에 기분이 상해 A의 제안을 거절한다.
반면 건포도를 이용하여 비슷한 게임을 하는 침팬지는 좀처럼 이 거래를 거부하지 않는다. ...
이 이야기는 절대 한 사람의 공정성 의식을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 힘은 굉장히 강력하여 인간은 종종 공정성 그 자체를 위해 자신의 사적인 이익까지 희생시킨다.
'BookLo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 개의 문제, 하나의 해답 (2) | 2013.09.14 |
---|---|
프로페셔널의 조건 (0) | 2013.08.30 |
성공의 원리 (1) | 2013.08.12 |
권력과 인간(사도세자의 죽음과 조선 왕실) (0) | 2013.07.28 |
우리는 무엇이 될 수 있는가 (0) | 2013.07.23 |
전형적인 서양식 자기계발서이다. 성공적인 삶을 위한 다양한 기법(?)들을 제시하며 누구라도 그 기법을 충실히 따르기만 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물론 저자 역시 본인의 성공이 이러한 기법의 토대 위에 있었다는 경험을 덧붙이면서...
사실 너무나도 당연한 예기이지만 정말로 맞는 예기들이다. 보통 이런류의 자기계발서는 너무나도 당연한 예기로 치부되어 내용의 높은 진가에 비해 널리 알려 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
특히 나에게 이런 자기계발서는 정기적으로(?) 정체를 감추려고 하는 동기에 좋은 영향을 준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책은 동종의 자기계발서 중에서도 꽤나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책이라 본다.
책의 도입부 부터 자기자신을 질타하는 내용으로 반성하며 시작하게 만든다.
.....
많은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제한적인 요소들을 극복해냈으므로, 그것들이 당신을 제한하는 요소들이 될 수는 없다. 외적 여건들이나 환경이 당신을 멈추게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당신이 스스로를 그렇게 멈추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생각들을 제한하면서 사고하고, 자멸적인 행동에 참여한다. 우리는 말도 안 되는 논리로 음주나 흡연 같은 자기 파괴적 습관들을 옹호한다. 유용한 피드백을 무시하고, 새로운 기술들을 배우면서 자신을 끊임없이 교육해나가는 일을 게을리하고, 삶의 대수롭지 않은 면들에 시간을 낭비하고, 무익한 잡담에나 참여하고, 건간에 유해한 음식을 먹고, 운동은 하지 않고,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더 많고,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투자도 못하고, 필요한 대립도 회피해버리고,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당신이 바라는 것을 요구하지 못하고, 그리고는 왜 자신의 삶이 제대로 풀리지를 않는지 이상하게 여긴다.
그들은 항상 준비 태세만 하고 있고, 그것을 완벽하게 하려고 든다. 과녁을 맞히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은 발사해서 총알이 어디쯤 박혔는지 보고, 조준을 조정하는 것이다.
우리는 두려움을 느낄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전진할 수 있다. 자신의 두려움을 자신과 함께 식료품 가게에 물건을 사러 가고 싶어하지 않는 2살짜리 어린아이라고 간주하라. 당신은 2살짜리 어린 아이의 정신 상태가 당신의 삶을 제멋대로 휘두르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될 것이다. 당신은 식료품들을 사야 하기 때문에 그 2살짜리 아이를 데리고 가야만 한다. 두려움도 그와 다를 바 없다. 바꿔 말하자면, 두려움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인정하되 그것 때문에 중요한 일들을 포기하지는 마라.
미켈란젤로의 다음의 말은 나의 삶의 노력이 너무나 보잘 것 없었다는 걸 깨닫게 해 준다.
만일 내가 뛰어난 기술을 얻기 위해서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알게 된다면, 그 기술이 전혀 대단해 보이지 않을 것이다. - 미켈란젤로(르네상스 시대의 조각가, 화가)
"잘해내야 할 모든 것은, 처음에는 잘못돼야만 할 그런 것이다." 처음으로 운전이나 자전거타기, 또는 악기 연주나 스포츠하는 걸 배웠던 때를 기억해보라. 당신은 처음에는 자신이 매우 서툴 거란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 그런 서투름이 자기가 원하는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데 필요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당신은 당연하게 생각했었다. 이런 최초의 서투름이 당신이 하는 모든 일에 적용된다는 사실은 놀라운 것이 아니다. 능숙해지기 위해서는 기꺼이 그런 서툰 단계를 돌파해나가야만 한다. 어린아이들은 그렇게 한다. 그런데 불행히도 성인이 되면, 너무나 자주 우리는 실수를 할까봐 두려워해서 스스로를 서툰 상태에 처하지 않도록 한다. 우리는 어린아이들의 방식을 배우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는 잘못될까봐 너무나 두려워하고 있다.
"만일 어느 한 사람이 당신더라 말이라고 말한다면, 그가 정신 나간 거다. 만일 세 사람이 당신에게 말이라고 말한다면, 공모를 한 거다. 만일 열 사람이 당신에게 말이라고 한다면, 말안장을 사야 할 때이다"
우리 문화에 속한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살명서 겪었던 성공들보다는 실패들을 기억한다. 그것은 양육, 교육, 그리고 경영에서 우리 문화 내에서 아주 널리 행해지고 있는 "내버려두었다가 - 갑자기 때리기" 식 접근방식의 결과이다. 당신이 어린아이였을 때, 당신의 부모는 당신이 잘 놀고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을 때는 그냥 내버려두었다가, 당신이 너무 시끄럽게 굴거나 귀찮게 굴거나 또는 말썽을 피우면 갑자기 때리곤 했다. 당신이 A학점을 받았을 때는 아마도 건성으로 하는 "잘했어"라는 말을 들었을테고, C나 D 혹은 비참하게도 F학점을 받았을 때는 장황한 설교를 들었을 것이다. 당신의 성공들보다는 잘못들과 실수들, 그리고 실패들에 대해서 항상 더 감정적으로 강렬한 반응들을 보였다. 뇌는 강렬한 감정들이 동반되었던 사건들을 더욱 쉽게 기억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했던 실패들의 숫자에 비해 자기가 했던 성공들의 숫자를 과소평가하고 덜 헤아리게 된다. 이런 현상과 반대로 행동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자신의 성공들에 의식적으로 집중하고 축하를 하는 것이다.
잠자리에 들기 직전에 그날이 성공들을 인정하고, 자신의 목표들을 다시 보고, 자신이 성공한 미래의 모습에 집중하고, 그리고 그다음 날 자신이 달성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들을 위해서 별도의 시간을 따로 떼어놓는 것이다. 왜 나는 당신에게 하루를 끝낸 시간을 추천할까? 왜냐하면 하루의 마지막 45분 동안 무엇을 읽고, 보고, 듣고, 말하고 그리고 경험하든지 간에, 그것은 당신의 수면과 다음 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밤 동안 당신의 무의식은 그 느즈막한 밤에 입력된 것을 당신이 낮 동안 경험했던 다른 것들보다 6배나 더 재생하고 처리한다.
나는 빌리 샤프 박사를 기억한다. 그는 내가 'W. 클레멘트&제시 V.스톤 재단'에서 일하고 있을 때 나의 상사였고, 내가 아는 가장 똑똑한 사람들 중 한 명이다. 그런데 외부 컨설턴트들과 함께 회의에 참석할 때마다 그는 상항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어느 날 나는 그에게 왜 회의 중에 거의 말을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의 대답은 뜻 깊었을 뿐만 아니라, 그토록 그가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이유를 내게 가르쳐 주었다. "난 이미 내가 알고 있는 건 알고 있네." 그가 대답했다. "그런데 내가 만일 다른 누군가에게 깊은 인상을 주려고 이야기를 해댄다면, 난 새로운 건 아무것도 배울 수 없게 된다네. 나는 그들이 알고 있는 걸 배우고 싶거든." 그리고 그는 항상 그렇게 했다.
우리는 얼마나 다른 사람의 기대에 저버리지 않기 위해 자신에게 중요한 것들을 포기해 왔던가....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게 기대하는 것들 때문에 겁먹어서는 안 된다.
- 수 패튼 소우엘리('자기 자신이 될 용기'의 저자
오래돈 전설에 따르면, 평범한 사람들이 신들의 모든 지식을 가까이할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은 몇 번이나 되풀이해서 그 지혜를 무시했다. 어느 날 신들은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선물을 그렇게 무상으로 주는 것에 지치게 되었고, 그 귀중한 지혜를 숨겨버리기로 했다. 그것을 찾는 사람들 중에서도 오로지 가장 헌신적인 자만이 발견할 수 있는 곳에 말이다. 만일 지혜를 찾기 위해서 일을 해야 한다면, 사람들이 그것을 좀더 신중하게 사용하리라고 신들을 생각했던 것이다.
한 신이 땅속에 묻자고 제안했다. 다른 신이 안된다고 말했다.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쉽게 파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가장 깊은 바다 속에 숨깁시다"라고 또다른 신이 제안했다. 하지만 그 아이디어도 거절당했다. 그들은 사람들이 언젠가는 잠수하는 법을 배우게 되어 그것을 너무나 쉽사리 발견하게 되리란 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에는 또다른 신 하나가 그것을 가장 높은 산 정상에 숨길 것을 제안했지만, 사람들이 산에 올라가게 될 거라고 금방 의견이 모아졌다. 마침내 가장 현명한 신들 중 하나가 제안했다.
"그것을 그들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 숨깁시다. 그들은 결코 그곳을 들여다볼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오" 그래서 그렇게 하기로 결정되었고,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직원들의 동기 유발을 촉진시키는 주요한 것들의 순위를 조사한 내용이다.
동일한 항목이 기입된 조사지를 고용인과 경영자들에게 나눠준 뒤 순위를 매겼을 때 나온 결과라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경인자들은 고용인들의 동기 부여는 돈과 좋은 자리라고 생각하는 반면 고용인들은 자신과 자신의 일에 대한 정체성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동기 유발을 위한 10가지 방법은?
고용인들의 대답>
1. 진가의 인정
2. 일에 "관여되어 있는" 느낌
3. 이해심 있는 태도
4. 일자리의 안정성
5. 좋은 급료
6. 흥미로운 업무
7.승진 기회들
8. 경영진의 충실한 약속 이행
9. 좋은 업무 환경
10. 적절한 규율
경영자(관리자)들의 대답>
1. 좋은 급료
2. 일자리의 안정성
3. 승진 기회들
4. 좋은 업무 환경
5. 흥미로운 업무
6. 경영진의 충실한 약속 이행
7. 적절한 규율
8. 진가의 인정
9. 이해심 있는 태도
10. 일에 "관여되어 있는" 느낌
고용인들은 항상 '진가의 인정'을 제일 첫 번째 것으로 꼽는다. 그 동일한 목록을 가지고 순위를 매기라고 하면, 경영자들과 관리자들은 '진가의 인정'을 여덟 번째로 꼽는다. 위의 도표에서 볼 수 있듯이 그들의 생각은 서로 어긋난다. 고용인의 관점에서 본 3가지 가장 높은 동기 부여 요소들(진가의 인정, 일에 관여되어 있는 느낌, 이해심 있는 태도)은 전혀 돈이 들지 않는 것으로, 약간의 시간과 존중, 그리고 이해심만 있으면 된다는 사실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BookLog'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로페셔널의 조건 (0) | 2013.08.30 |
---|---|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 (0) | 2013.08.21 |
권력과 인간(사도세자의 죽음과 조선 왕실) (0) | 2013.07.28 |
우리는 무엇이 될 수 있는가 (0) | 2013.07.23 |
김종서와 조선의 눈물 (0) | 2013.07.22 |